기관도 개인도 '시큰둥' KB발해인프라, 상장일 '깜짝 급등' 가능할까
입력 2024.11.29 07:00
    일반청약 0.27대 1로 미달…기관 대상 수요예측도 4대 1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 치중된 포트폴리오
    구조 비슷한 상장리츠들 투심 악화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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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KB발해인프라)가 29일 상장을 앞둔 가운데 주가 추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KB발해인프라는 맥쿼리인프라에 이은 두 번째 공모 인프라펀드이자 국내 첫 토종 인프라펀드로 주목받았지만, 불균형한 포트폴리오와 높은 구주 매출 비중 등으로 인해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에게 외면받은 바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KB발해인프라는 29일 상장돼 거래가 시작된다. 최근 대부분의 신규 공모주가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낮은 주가로 거래를 마무리하고 있는데,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2006년 만들어진 KB발해인프라는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인프라펀드로, 국민은행과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보험사 등 17개 기관이 총 1조1900억원을 출자해 조성했다. 인프라 펀드는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회사)와 비슷한 구조로, 민자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배당한다. KB발해인프라는 향후 3년 간 7.7%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발해인프라는 지난 18~19일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0.27대 1이라는 부진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급격히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 분위기와 다소 높은 구주 매출 비중, 리츠에 대한 투심 악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수급 조절과 일반투자자 보호를 위해 KB증권을 비롯한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주관사단은 일반청약 미매각 물량을 3개월간 매도하지 않고 자발적 의무보유한다는 계획이다. 

      KB발해인프라는 앞서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3.99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수요예측 부진에 공모 예정액을 2000억원(2380만9524주)에서 1600억원(1904만7620주)으로 20% 축소 수정했으나, 구주매출 주식수는 1026만2303주로 변경하지 않으면서 구주 매출 비중이 43.1%에서 53.9%까지 상승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전에 한 리츠 공모에 투자했으나 물려있는 상황으로, 리츠와 비슷한 성격의 발해인프라에 투자하지 않았다"며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리츠에 대한 투심이 좋지 않아 관심이 저조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화리츠(4730억원), 롯데리츠(1472억원), 신한알파리츠(1859억원) 등 유상증자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이어지면서 상장 리츠에 대한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포트폴리오가 한 자산에 치중돼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 파악된다. 올해 8월말 기준 투자자산 현황(장부가액 대비 비중) 발해인프라의 투자자산 비중은 ▲신대구부산고속도로 71.4% ▲남양주도시고속도로 10.4% ▲부산산성터널 8.8% ▲수원순환도로 4.6% ▲용마터널 4.7%으로,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만 70% 이상 투자자산이 치중돼 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 기간이 1년 여밖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역시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MRG는 운영수입이 민간사업자의 예상수익에 미치지 못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는 수익의 3분의 1을가량을  MRG로 충당했는데 이는 2026년 2월 종료 예정이다. KB자산운용은 MRG 만료 전인 2025년 6월까지 선순위대출 원금을 전액 상환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KB발해인프라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에 투자 자산 비중이 치우친 점은, 우량자산을 많이 보유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이론적으로 보면 분산 투자 효과가 떨어지는 건 맞는다"며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순 있지만 MRG가 곧 종료되는 점 역시 리스크가 확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