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내 계열사 수시 인사 단행해
그룹 과제 많은 계열사는 유임 전망
지주사 및 AI 교통정리 가능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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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관례대로 12월 첫째주 목요일(오는 5일) 그룹 정기인사를 진행한다. 인사일 전에 승진이나 퇴직 등 변동 사항이 있는 인력들에 대한 통보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체제에서의 첫 정기인사로 임원 규모는 전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SK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 폭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박원철 SKC 대표이사 사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계열사 전반이 부진한 터라 승진·연임 잔치를 벌일 상황은 아니다.
올 상반기 SK에코플랜트와 SK스퀘어 사장이 사의를 표했고 최근 SK플래닛 사장도 바뀌었다. 통합 SK이노베이션 출범 직전엔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계열 3사의 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내내 계열사 사장 인사가 수시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추가 쇄신 인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존 사장단에서도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룹 수뇌부에서도 속도 조절 필요성이 제기됐다. 곽노정 사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성과를 바탕으로 부회장으로 승진하느냐에 관심이 모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는 박원철 사장은 반도체 유리기판 성장을 이끌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도 앞으로 챙겨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수장이 교체되면 다시 방향을 잡는 데 시간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안에 밝은 기존 사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지금 벌여둔 일이 있느냐에 따라 유임 여부를 점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통합 후 안정화와 SK온 자금조달, 에너지 계열사 사업 개선 등 일거리가 많다. 박상규 대표이사 사장은 SK E&S와 합병을 성사시키며 SK온 지원의 교두보를 마련한 공이 있다는 평가다.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석유화학 사업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중책도 맡고 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도 합병에 기여했다. 그 동안 추 사장이 주도한 수소사업의 성과가 부진한 터라 그룹 내 입지가 전만 못하다는 시선이 있었다. 다만 커리어 초반부터 이끌어온 LNG 사업에선 독보적인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 E&S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룹 수뇌부에서 벌여둔 사업이나 과제를 많이 받은 계열사 수장은 무난하게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K그룹이 반도체, 이차전지 외에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SK텔레콤(유영상 대표이사 사장)과 SK브로드밴드(박진효 대표이사 사장, SK네트웍스(이호정 대표이사 사장), SK㈜ C&C(윤풍영 사장) 등이 AI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AI는 비교적 최근에 부상한 화두인 만큼 새 인사에 역할이 주어질 가능성도 있다.
SK㈜ 내부의 역할 조정이 일어날지도 관심사다. 이성형 사장(CFO)은 SK스페셜티를 팔아 지주사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결했다. 다만 매각 과정에선 이 사장 외에 SKC 쪽의 공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페셜티가 팔리며 SK㈜머티리얼즈 CIC(김양택 사장)의 사업 기반은 전보다 약화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