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탄핵 정국처럼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
정치 리스크 장기화시엔 기업 투자심리 위축 우려도
당국 시장안정화 자금 준비엔 긍정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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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S&P글로벌과 NICE신용평가는 4일 공동 세미나에서 전날 발생한 계엄령 선포 사태가 한국의 신용등급이나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S&P글로벌의 앤디 리우 전무는 "예상치 못한 계엄령 선포가 있었지만 몇 시간 내 정리됐고, 이는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견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현재 AA 수준인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제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는 일시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2016년 말부터 2017년 초까지 이어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주가지수와 금리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을 되찾은 바 있다. 이번에도 단기적 시장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킴엥 탄 S&P글로벌 전무는 "한국이 보여온 장기적 안정성을 고려할 때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정치적 리스크를 투자 결정 요소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태훈 NICE신용평가 전무는 "한국 경제의 기본 펀더멘털이 양호해 회복 불가능한 데미지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충격과 해외 신용도 이미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S&P는 향후 6~12개월간 한국 기업들이 투자 환경을 재검토하고 비상계획을 마련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킴엥 탄 S&P 전무는 "이벤트가 빠르게 해소됐기 때문에 기업들의 캐시 플로우나 주주환원 계획들이 의미있게 바뀌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면서도 "기업단에서는 공급망을 재검하고 대차대조표, 자본 재조정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날 오전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시장 안정을 위해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와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즉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대현 S&P 글로벌 상무는 "절대적인 금액 규모보다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를 보여준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정부는 위기 시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을 해왔으며, 필요시 추가 대응을 통해 시장을 안정화시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