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담당자 줄줄이 보직변경·이직…"매각 의지 없었다" 뒷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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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그룹 본사 사옥을 공모 리츠로 상장시키는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매각 한다, 안 한다 말을 몇 번이나 바꾸더니 결국 공모 리츠로 선회했다. 이해관계자가 여럿 엮여 있다 보니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걸로 보인다"(한 금융권 관계자)
을지로 프라임 오피스인 대신증권 본사 사옥(대신 343)의 향방을 두고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당초 제3자 매각을 추진했던 대신증권이 결국 계열사 리츠로 방향을 틀면서다. 과정에서 담당 임원이 보직을 옮기는 등 후폭풍도 감지된다.
대신증권은 작년 9월 이지스자산운용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높은 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난항으로 협상이 결렬됐다. 당시 대신증권은 매각 대금으로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새로운 전기는 올해 초 마련됐다. NH아문디운용이 평당 4100만원, 총 6600억원 규모로 새롭게 협상에 나섰다. 이 무렵 대신증권은 자회사 배당금 등으로 이미 자기자본 3조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와 있었다.
그러나 지난 9월 대신증권은 또다시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우선주 모집 난항과 막판 가격 이견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NH아문디운용이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은 것은 맞지만, 결국 가능했다"며 "대신증권이 사옥 매각 의지가 크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것은 대신증권이 이미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1039억원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2분기와 3분기에도 연속으로 3조원을 웃돌았다. 사실상 사옥 매각이 불필요해진 셈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본사 사옥을 계열사인 대신자산신탁의 리츠에 담아 공모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1분기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를 진행하고 2분기 중 1000억원 규모의 공모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신그룹이 보통주 지분을 출자하고 계열사가 운용을 맡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소유권을 유지하는 구조다.
이번 매각 번복의 후폭풍은 인사에도 불었다. 대신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지원부문 임원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대신증권 사옥 매각 지연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NH아문디운용에서 해당 거래를 맡았던 담당자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대신증권 측은 "대신증권 사옥 매각과 해당 인사이동은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