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대기자금으로 공격적 베팅
"독보적 사업자, 공정위 이슈 불거질 수도"
금융기법 外 영업망 활용 관건인 렌터카 사업
구설 끊이질 않은 어피너티 오퍼레이팅 능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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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렌터카 업계 1위 롯데렌탈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 이하 어피너티)가 선정됐다.
어피너티는 SK렌터카(舊AJ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 인수에 성공하면서 렌터카 업계 1·2위 기업을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게 됐다. 어피너티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수익성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 장기적으로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대한 뚜렷한 전략 마련도 필요하다. 눈앞에 닥친 과제는 독보적 1위 사업자로서 공정거래당국의 규제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어피너티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크고 작은 이슈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롯데렌탈의 사업적 안정성도 담보할 수 없단 평가도 나온다. 렌탈사업의 특성상 PEF의 최대 무기인 '금융 기법'을 활용하는 것 외에 '영업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기 떄문에 어피너티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단 시선도 있다.
롯데렌탈의 전신은 2004년 KT그룹의 차량렌탈 사업부였던 KT렌탈이다. KT렌탈은 지난 2010년 금호렌터카를 인수하면서 렌터카 업계 1위 사업자가 됐고, 롯데그룹이 KT렌탈을 인수(2015년)한 이후 현재까지 렌터카 시장 점유율 20%의 1위 사업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사무기기, 건설장비 등의 사업부문도 보유하고 있으나 차량렌탈 및 중고차판매가 매출의 9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렌터카 업계 점유율 15.7%로 업계 2위인 SK렌터카는 어피너티가 올해 중순 SK네트웍스가 지분 전량(8200억원)을 인수했다.
어피너티는 롯데렌탈을 인수해 렌터카업계 1위와 2위 사업자를 동시에 포트폴리오로 보유하면서 자연스레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자로 등극하게 됐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관한법률은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을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어피너티가 보유한 1~2위 사업자의 합산 시장 점유율이 과반을 넘지는 않지만, 3위 사업자 현대캐피탈(12.8%)과 나머지 중소 업체와의 격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예상보다 깐깐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소규모 렌터카 업계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약 45~50%로 시장 주도 업체 몇몇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 업체로 분류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 부분적 시정 명령이 나올 수도 있지만 이를 감수하고 어피너티가 인수를 강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어피너티의 공격적인 투자는 막대한 드라이파우더가 있기에 가능했단 평가다. 현재 약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가량의 대기 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소진 기한이 다가오면서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까지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단 평가다. 이미 롯데렌탈이 M&A 시장 매물로 등장할 때부터, 연관 포트폴리오(SK렌터카)를 가진 어피너티가 인수 의지와 자금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투자업계에선 이미 잠재적 인수자로 꼽은 상황이기도 했다.
공정위 문턱을 넘는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어피너티의 '관리 능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어피너티가 SK렌터카를 인수하자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안정적)’으로 한단계 하향조정 했다. 유사시 SK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사라진 탓이다.
롯데렌탈의 현재 신용등급은 'AA-'로 부정적 꼬리표가 달려있다. 'AA-'의 신용등급 역시 롯데그룹의 지원가능성이 반영돼 1노치(notch) 높게 책정된 것으로 롯데그룹을 벗어나는 순간 신용등급 하향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렌터카 사업의 경우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차량을 구입해 장단기 렌터카로 운용, 이후 자산(중고차)을 매각하는 금융업 성격을 띠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향으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는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향 및 조달비용 증가는 예상되는 수순이다"며 "현재 기준 금리가 하향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당장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비용의 증가는 일정부분 원매자(어피너티)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을 기반으로 한 재무적 접근에서 벗어나, 영업적 측면에 어피너티가 어떤 전략을 취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조직 효율화,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면 인적 실제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적 기반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어피너티가 보유한 다수의 포트폴리오(ex.요기요, 잡코리아, 버거킹, 락앤락 등) 기업들에서 크고작은 이슈들이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롯데렌탈의 사업적 방향성 역시 예단하긴 어렵단 냉정한 지적도 있다.
차량 렌탈의 경우 우량 장기 렌트 고객을 확보하고, 이탈율을 최소화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예측가능한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는게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이런 사업 기반이 흔들린다면 재고자산의 처리 문제가 불거지고 중고차 시장의 흐름에 따라 재무적 변동성이 커질 개연성이 높다.
이 때문에 우량 차주를 선별해 계약을 맺고, 또 중도 반납하는 차량을 활용해 최대한 빠르게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수익성 유지에 중요한 전략으로 꼽힌다.
렌터카 업계 한 관계자는 "렌터카는 금융업에 기반한 비즈니스인 것은 맞지만, 실제 경영 일선에서 보면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력,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오퍼레이션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한 사업이다"며 "(어피너티가) 재무적 접근을 통해 경영성과를 입증하려 한다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