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중국' 떠오른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매각?…내부 직원들은 '충격'
입력 2024.12.10 07:00|수정 2024.12.10 15:45
    취재노트
    CJ發 조단위 거래…글로벌 PEF들 관심
    PEF 매각 가능성에 내부 직원들은 충격
    FI에 경영권 매각 사례 적어 부담감 가중
    중국 SI 부상 가능성도…빅딜 성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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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부(그린바이오) 매각을 추진하면서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유력 원매자로 떠올랐고, 중국 쪽 펀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서다.

      CJ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거나, 소수지분을 매각한 경험은 있지만 FI에 사업부나 계열사를 매각한 경험은 많지 않다. 매각 위로금 등 근로자 이슈 봉합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내달 비딩(경쟁입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복수의 글로벌 외국계 PEF 운용사들이 내부적으로 투자를 검토 중이다. KKR, 칼라일, 블랙스톤 등 주요 PEF 운용사가 유력 원매자로 언급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도 내부 검토를 진행 중으로 알려진다. 

      해외 SI(전략적 투자자)의 등장 여부가 관심사다. 과거에도 일부 해외 SI들이 글로벌 PEF와 손잡고 사료사업부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그린바이오 사업 인수 거래도 일부 해외 전략적투자자(SI)들이 검토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에서는 현재 수조원을 들여 해당 사업을 인수할 만한 곳들이 많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사실상 PEF와 해외 SI로 후보군이 압축되는 가운데 ‘중국’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글로벌 PEF들이 중국법인을 통해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MBK파트너스도 투자 성과가 필요한 중국팀 펀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 펀드들이 최근 투자 성과가 미미했고, CJ제일제당의 그린바이오 사업이 중국과 연관이 깊은 점도 중국팀 활용이 거론되는 이유다. 중국은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사업의 주요 제품인 아미노산, 식품 조미용 소재 등의 최대 생산 및 소비국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약 6조원의 몸값은 사실상 어렵다는 평이 많은데, 어쨌든 ‘돈을 써야 하는’ 펀드들 입장에서는 ‘보지 않을 수 없는’ 딜”이라며 “CJ 입장에서는 원하는 가격이 아니라면 팔지 않겠다고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은 남은 가운데 CJ 측의 매각 의지는 사실상 확인되면서 내부 직원들은 벌써부터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가 전해진다. 

      물론 대기업의 사업부나 계열사가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 내부 동요가 일어나는 것은 수순으로 꼽힌다. 특히 ‘대기업’ 소속 회사가 대주주로 PEF를 맞이할 때 고용 안정성 이슈가 항상 핵심으로 떠오르기 마련이다. 

      CJ그룹이 계열사나 사업부를 PEF로 넘긴 경험이 많지 않은 점 때문에 직원들에게는 이번 매각이 더욱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평이다. 대기업들이 사업부를 따로 파는 '카브아웃(Carve-out)' 거래하거나 계열사를 매각할 때 PEF를 활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를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했고, 롯데손해보험을 JKL파트너스에 매각한 바 있다. 올해에는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PEF 운용사 어피니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다만 직원들 입장에서는 매각 후 임직원의 고용 안정, 사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SI에 매각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지적도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일부 대기업들은 FI로 경영권을 매각하는 과정을 최대한 회피하기도 했다. CJ 역시 이런 부담이 만만치 않을 상황이다. 

      게다가 CJ제일제당은 그룹 내에서도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곳이다보니 그룹 내에서 상징성도 간과하기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부 매각 추진이 사실상 공식화되면서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큰 상황”이라며 “계열사나 사업부를 잘 매각하지 않는 일종의 ‘불문율’은 직원 문제와도 연관이 깊다. CJ그룹 전체에서 PEF 등에 경영권을 매각한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 협상에 있어 해당 문제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은 최근 몇 년간 조 단위 빅딜들을 해왔지만, 대부분 ‘인수’하는 건이었다. 2018년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 기업인 ‘쉬완스 컴퍼니’를 약 2조원에 인수했다. 이는 CJ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였다. CJ제일제당은 이 외에도 미국 냉동식품업체인 카히키, 독일 냉동식품업체 마인프로스트 등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2018년 CJ대한통운은 미국 물류업체인 DSC Logistics를 2300억원에 인수했다. 2021년엔 CJ ENM이 할리우드의 제작 스튜디오인 피프스시즌(구 엔데버 콘텐트)을 약 1조원에 인수했다. 

      활발한 M&A로 그룹이 한동안 확장 기조를 보였으나 성장성이 둔화하고 유동성 이슈가 거론되며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기조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에는 농축대두단백 생산 회사 CJ셀렉타 보유 지분 전량(66%)을 미국 곡물 기업 번지(Bunge)에 매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한화 빅딜 당시 대기업 간의 거래였음에도 직원들의 동요가 컸다”며 “대기업에서 사업부나 계열사가 매각될 때 해당 회사 직원들 입장에서는 고용 불안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통상 M&A 거래에서 고용 보장 등 노동 이슈는 매각자와 매수인의 합의 사항이다. 양측이 주주 간 계약으로 합의하게 되면 매도인이 근로자들을 설득하고, 고용 보장 등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근로자들이 ‘확신’을 위해 매수인과 직접 대화하고 일정 내용을 약속받기도 한다. 위로금도 지급이 되는데 위로금은 통상 매각자가 부담을 하지만 매수인도 일부 부담하는 경우가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PEF는 회사를 영구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숫자를 좋게 만들어 다시 매각해야 하는 이슈가 있으니 직원들 입장에선 불안하고, 대기업인 'CJ'를 떠난다는 데에 대한 상처를 보상 받고 싶어할 것"이라며 “거래가 진행되면서 위로금이나 고용보장 약정 등을 논의할 것이고, 회사 측이 근로자 측과도 합의하면서 진통을 수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