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간 컨설팅 거쳐 매각 여부 및 방식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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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서울 핵심권역 5성급 호텔을 포함한 3조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 유동화를 검토하며 대대적인 사업재편에 나선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T는 보유 부동산 20여개의 유동화를 위한 자문사로 삼정KPMG·젠스타메이트·컬리어스코리아·부동산플래닛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앞서 KT는 주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펌과 대형 회계법인들에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뿌렸는데 이번 대규모 유동화를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입찰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동화 대상 중 가장 주목받는 자산은 호텔이다. KT는 신라스테이 역삼,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레지던스, 안다즈 강남,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르메르디앙&목시 명동 등 서울 핵심지역의 5성급 호텔 6곳을 모두 유동화 리스트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호텔 자산의 시장 가치만 약 2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 핵심 상권에 위치한 호텔들의 입지와 퀄리티,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문사들은 만일 호텔이 실제로 매물로 나온다면 외국계 투자자 마케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호텔 투자 경험과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요 매수자로 거론된다. 글로벌 호텔체인 힐튼을 보유한 블랙스톤은 최근 서울 SM그룹 강남사옥을 매입해 호텔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대규모 유동화 검토는 KT의 이례적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KT는 그동안 부동산 사업을 수익의 한 축으로 키워왔기 때문이다. 특히 KT에스테이트는 전체 영업이익의 10%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며 성장을 견인해왔다.
업계는 이번 유동화를 KT의 사업재편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KT가 CT(통신) 중심에서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이를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금융·보안 솔루션 계열사인 코스닥 상장사 이니텍 매각도 추진 중이다.
다만 KT는 자문사단에 최종 매각 여부는 컨설팅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정 가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유동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KT는 약 6주간의 컨설팅 이후 최종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