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건수 많았던 한국투증, KB증권 앞서며 전체 주관 1위 차지
공모주 침체한 대신 상장리츠 유증 잇단 4분기
대신증권 약진 두드러져…전년도 7위서 4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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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자본시장(ECM) 리그테이블 순위는 거래 규모보다는 얼마나 많은 거래를 주관했느냐로 갈린 모습이다. 4분기 IPO 대어(大魚)로 꼽혀왔던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엠앤씨솔루션 등 중대형 규모의 딜도 4분기 급격히 침체한 공모주 시장의 영향으로 공모 규모를 상당폭 축소하기도 했다.
4분기(누적) ECM 리그테이블은 한국투자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에는 3위를 기록했지만 4분기 한화리츠 유상증자를 단독주관하며 1위로 올라섰다. 2위를 차지한 KB증권은 12월에 KB발해인프라와 엠앤씨솔루션의 IPO 등 굵직한 거래를 주관하며 한국투자증권과의 격차를 좁히는 모습이었으나 11월, 한화리츠 유상증자를 단독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케이뱅크가 끝내 상장을 철회한 점이 ECM 전체 순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약 1조원 규모로 상장을 준비했던 케이뱅크 주관을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담당해서다. 이 영향으로 전년도 ECM 전체 주관 1위를 차지했던 NH투자증권은 3위로 내려갔다.
한국투자증권은 중소형 딜 위주로 거래를 성사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ECM 주관 건수는 총 26건으로, 2위인 KB증권(15건)과 비교하면 11건이나 더 많은 거래를 주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와 시프트업 등 대규모 딜을 주관하기도 했지만, 이외에도 공모규모 500억원 미만인 코스닥 상장을 적극적으로 주관했다.
올해 가장 큰 규모의 거래는 LG디스플레이의 유상증자(1조2925억원)였다. 올해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 딜로, LG디스플레이 자금 조달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들 모두 1~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화오션(1조4971억원), 롯데케미칼(1조2155억원), SK이노베이션(1조1433억원) 등 대규모 유상증자 딜이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기업 계열사 유상증자 딜이 많이 줄어들어든 모습이다.
올해 ECM 시장에선 대신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신증권은 8404억원을 주관하며 전체 주관 4위를 차지했다. 전년도 7위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세 단계나 올라서며 중소형 증권사 중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4291억원을 주관한 삼성증권(6위)에 비해 두 배 가까운 규모를 주관하며 격차를 벌렸다. 전년도 4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증권은 8221억원을 주관해 5위로 내려갔다.
4분기 공모주 시장은 침체가 이어진 반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유상증자는 잇달았다. 올해 4분기 들어 유상증자를 실시한 상장 리츠는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 한화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등 총 7곳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한화리츠 단독주관 및 신한알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등을 주관하며 유상증자 주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내년 1분기에는 올해 상장을 연기했던 케이뱅크를 비롯해 LG CNS와 DN솔루션즈,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삼성증권은 DN솔루션즈와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주관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올해 비교적 부진했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