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사채권자집회서 'EOD 조항 삭제' 안건 통과
입력 2024.12.19 17:50
    19일 사채권자 집회 개최
    14개 회사채 '이자보상배율 5배 이상' 조항 삭제
    2조원 규모 채권 특약 변경으로 EOD 위험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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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케미칼이 사채권자집회에서 회사채 특약 조정안을 통과시키며 재무 부담을 덜게 됐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사채권자집회에서 '3개년 누적 평균 이자보상배율 5배 이상 유지' 조항을 삭제하는 안건이 가결했다. 이번 특약 조정 대상은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발행한 회사채 중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14개 회사채(발행잔액 2조450억원)다.

      이번 가결로 법원 인가 절차를 거쳐 내년 1월경 은행보증서 발급과 평가서 수령, AAA 등급 인상 등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롯데케미칼의 이자보상배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4.3배로, 특약 조건인 5배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한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주 원인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해당 특약 조정을 위해 시가 6조원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고, 시중은행 4곳과 신용보강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에 대해 사채권자 90% 이상은 사전에 동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 총 4조원의 가용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해외 자회사(LCLA) 등 지분을 활용해 약 1조3000억원의 추가 자금 조달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기초화학 비중을 30% 이하로 낮추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등 사업구조 개선을 추진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을 청산하고, 미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활용한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자산 경량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내년 인도네시아 반텐주 석유화학단지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UOB 등 대주단과 8400억원 규모의 차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4년 말 부채비율은 80%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