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인도 크레딜라 투자, 8개월만에 '조기 회수'할까
입력 2024.12.26 07:00
    신한銀, 올해 4월 투자한 인도 금융사 내년 상장 눈앞
    앞당겨진 IPO에 8개월만에 투자금 회수할까 업계 주목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한은행이 인도의 학자금 대출 전문 금융사인 크레딜라(HDFC Credila)의 상장을 앞두고 투자금을 조기 회수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내년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투자 수익 실현과 인도 시장 거점 확보라는 과제 사이에서 고민할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투자한 인도 학자금 대출 전문사인 크레딜라가 내년 중 IPO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주관사로 씨티, 제프리스, 엑시스 캐피탈, IIFL 캐피탈, BofA증권 등을 선정했다. 상장을 통해 총 500억루피(약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인데, 전체 조달 금액은 투자자들의 매각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업계는 크레딜라에 투자한 지 1년이 채 안 된 신한은행의 조기 회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은 크레딜라의 지분 10%를 1억8000만달러(약 2400억원)에 인수했다. 신한은행의 투자는 2020년 신한지주의 주요 재무적투자자(FI)였던 EQT파트너스가 작년 크레딜라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인도 시장에 관심을 보여온 신한은행이 투자 의향을 전달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신한은행은 크레딜라의 상장이 이처럼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말 내부 승인을 마친 투자였던 만큼 크레딜라 지분 인수는 이미 결정된 상태였고, 크레딜라의 상장은 최근 인도 교육 대출 업계의 IPO 흐름과 맞물려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크레딜라의 상장이 조기에 추진되면서 신한은행에는 투자금 회수 기회가 일찍 찾아왔다. 당초 EQT파트너스가 인수한 회사에 FI(재무적 투자자) 성으로 참여한 만큼 회수 유인이 있는 데다, 최근 인도 IPO 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신한은행으로서는 매각 적기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인도 증시와 기업공개 시장은 중국을 이탈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활기를 띠었다. 지난 10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은 인도 증시 상장을 통해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이는 인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인도 증시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강달러 등으로 최근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신한은행이 크레딜라 투자를 결정할 당시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 시장에 대한 경험을 쌓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있었던 만큼 지분을 일부 보유할 가능성도 있다. 크레딜라의 상장 시 기업가치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확인이 가능하지만, 직전 투자 라운드 대비 2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적용한다면 보유 지분의 절반만 매각해도 투자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다만, 크레딜라의 성장성에 베팅해 장기 보유할 수도 있다. 현재 인도에선 고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육 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크레딜라의 2023년도 연간순이익은 52억8840만루피로(1루피=17원 가정시, 약899억원)으로 27억5920만루피(약469억원)를 기록한 전년도 대비 92% 늘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크레딜라가 상장에 나서면서 신한금융도 일부를 회수할지 아니면 장기적 관점에서 지분율을 유지할지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