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솔루션즈 상장 시기 '고심'...정치 리스크에 IPO 한파 이중고
입력 2024.12.27 07:00
    FI와 상장 시기 합의 끝냈지만… 상장 변수는 ‘시장 분위기’
    MNC솔루션도 피해가지 못한 공모주 시장 침체에
    시총 6조원 LG CNS, DN솔루션즈의 가늠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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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 주관사들이 상장 시기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내년 1월까지 상장을 약속했던 재무적투자자(FI)와 합의를 끝내며 상장 시기엔 여유가 생겼지만, 시장 분위기가 상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침체한 데다 정치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까닭이다. 

      19일 IB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 주관사들은 2월 상장과 5월 상장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공동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UBS증권,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BofA메릴린치다. 2월 상장을 추진한다면 1월 내엔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쳐야 하는 까닭에, 연내에는 고민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당초 DN솔루션즈는 FI들과의 약속으로 인해 내년 1월 27일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해당 계약 의무는 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DN솔루션즈의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는 2022년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지엠티홀딩스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인 MBK파트너스로부터 DN솔루션즈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DN그룹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KB인베스트먼트, SKS프라이빗에쿼티 등 FI 세 곳(1700억원), 계열사 동아타이어공업(500억원)을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FI와의 인수계약서 약정조항에 따르면 효력발생일(2022년 1월 27일)로부터 3년 이내에 기업공개를 완료하지 못하는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DN솔루션즈는 일정수익률을 가산해 신종자본증권 전부를 사들여야(콜옵션) 한다. DN오토모티브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FI들은 SPC가 보유한 DN솔루션즈 보통주 전량에 대해 동반매각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DN솔루션즈는 지난 8월27일 EB 중 조기상환권이 달린 30%인 512억원을 조기상환하고, 10월 8일에는 FI 세 곳이 콜옵션을 행사하며 남은 1200억원 규모의 EB를 보통주로 교환했다. FI와 DN솔루션즈가 상장 시기에 대한 합의를 원만히 마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DN솔루션즈의 상장 후 목표 기업가치를 4조원대로 보고 있다. 앞서 DN솔루션즈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5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프리 IPO에선 2조6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상장 주관사 선정 PT에서 증권사들은 6조원대 수준의 밸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DN솔루션즈의 우상향하는 실적을 고려하면 4조원대 밸류를 받는 건 무난할 것이란 평가다. 지난해 DN솔루션즈의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023억원, 영업이익은 4362억원으로 DN오토모티브가 인수하기 직전인 2021년 기준 대비 약 10%, 97% 증가했다. 

      결국 변수는 공모주 시장 분위기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 부진과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등이 겹치자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들도 늘어난 상황이다. 특히 공모 규모가 큰 만큼,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유치가 필수적인 만큼 국내 정치 상황이 중요한 상황이다.

      앞서 DN솔루션즈는 같은 제조업체이자 코스피 상장 주자였던 MNC솔루션의 성적표를 예의주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MNC솔루션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8대 1, 일반 청약 과정에서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내년 2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공모절차에 돌입한 LG CNS가 DN솔루션즈의 새로운 가늠자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LG CNS의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원~6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LG CNS 또한 최근 국내 증시 부진과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등이 겹치자 예상보다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공모주펀드 운용역은 "DN솔루션즈의 기업 가치는 높게 평가하지만, 요즘 시장 분위기를 보면 (시가총액, 공모규모 등) 큰 기업보다는 위츠나 벡트처럼 가벼운 기업들이 오히려 잘 되는 편"이라며 "상장 당시 시장 분위기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