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진행하는 LG CNS…"밴드 하단 이하면 연기 가능성도"
입력 2025.01.09 17:47
    9일부터 15일까지 수요예측 진행
    '겸손한 몸값' 강조하며 상장 완주 자신
    "예상보다 해외 투자자 우려 크지 않았다"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는 'AI' 내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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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 CNS가 '겸손한 몸값'을 내세우며 올해 첫 IPO 주자로 나섰다. 다만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하다면 상장을 연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뒀다. LG CNS가 얼어붙은 공모주 시장 분위기, 고환율,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뚫고 상장을 완주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 CNS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LG CNS의 희망 공모가액은 5만3700원~6만19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원~6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공모 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수의 20% 규모다. 공모금액이 1조원을 넘는 기업은 LG 에너지솔루션 이후 처음이다.

      LG CNS는 밴드 내에서 공모가가 정해질 것이란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희망 공모가 하단 미만에서 결정된다면 상장을 연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루 전인 8일 케이뱅크가 투심 악화에 또다시 상장을 철회하는 등 최근 공모주 시장의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워서다. 상장예심 효력이 6월 2일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한다면 상장을 한번 더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신균 LG CNS 사장(CEO)은 "지금 예상대로라면 크게 걱정하고 있진 않지만, 희망 밴드 하단 미만으로 결정된다거나 수요가 생각보다 안 들어온다면 내부적으로 논의해서 (상장 연기에 대한) 의사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어붙은 시장을 의식해서인지 '겸손한 몸값'을 강조했다. 실제로 시장에서 예상하던 몸값에 비해선 비교적 높지 않은 밸류를 책정했다는 평가가 많다. 비교기업(피어그룹) 주가수익비율(PER)에 39.9~30.7%의 할인율을 적용했는데, 최근 5년간 코스피 상장 기업(리츠 제외)의 평균 할인율이 21.9%~35.7%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높은 할인율이란 평이다.  

      LG CNS는 앞으로의 실적 성장세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매년 순이익이 10% 수준으로 증가하고, PER도 피어그룹 평균인 22배에서 25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LG CNS의 상장 레이스를 지켜보는 시장의 우려는 '밸류에이션'보단 외부 요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장의 우려 중 하나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투심이다. 공모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만큼 해외 자본이 필수적인데, 정치 리스크로 인한 국내 불확실성과 원화가치가 하락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연말부터 1450원 선을 돌파하며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외국계의 공모주 투자가 환차손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기도 했다. 

      LG CNS는 해외 IR에서 외국계 투자자들이 국내 경제상황과 불확실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고 시인하면서도 외부적 요인보다는 LG CNS라는 기업 자체의 펀더멘탈에 대한 질문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현 CEO은 "50여곳의 해외 투자자들을 만났는데, 한국 경제상황에 대해선 질문이 나왔지만 그런 우려가 좀 수그러들었고 기업 가치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훨씬 많았다고 개인적으로 느꼈다"며 "많은 투자자분들이 투자 의향을 밝혀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화가치 하락에 대해선 장점과 단점이 모두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현규 CFO는 "IR에서 외국계 투자자들이 예상보다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며 "매출 구조상 대외 비중이 20%로 크지 않고, (환율에) 오픈된 부분은 다 헷지하고 있다. 또한 원화가치만큼 절하된 가격으로 투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그만큼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LG CNS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받아 왔던 높은 캡티브 매출 비중에 대한 우려와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대답은 'AI'로 함축했다. DX(디지털 전환) 기업에서 AX(AI 전환)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설명이다. 과거 5년간 클라우드가 DX서비스의 화두였다면, 향후 10년은 AI가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LG CNS의 캡티브(그룹 내부) 매출 비중은 LG전자 22%, LG화학 20%, LG유플러스 9% 등을 포함한 약 60%에 달한다. LG CNS는 지난달 19일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LG전자의 수익성 하락으로 인해 IT 투자 축소가 이어지면서 LG전자 향 매출액이 감소세를 보인 바 있다"고 계열회사 실적 악화에 따른 매출 감소 위험을 설명하기도 했다. 

      LG CNS는 중장기적으로 'AI 적용 전문가'가 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양한 AI 모델에 대한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각 기업에 AI를 가장 잘 적용하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설명이다. 각 고객 기업들에 대한 업무 이해도는 이미 지난 35년간 축적돼 왔고, AI 모델에 대해서도 충분히 내부 역량을 쌓아왔다는 것이다. 

      AI 기업 인수에 대한 M&A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현규 CFO는 "공모 자금 중에 DX 전문 기업 인수에 3300억을 사용한다고 돼 있는데 2025년에서 2027년 사이에 순차적으로 AI·소프트웨어 전문회사, 스마트 엔지니어링 사업 확장 등에 투자할 계획이 있다"며 "가까운 시일에 깜짝 뉴스도 나올 일이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LG CNS는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2월 중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3개 사이고,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JP모건 4개 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