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12%에 비하면 절반 수준
락업 비율 줄어들며 주가 변동성 심화 지적 늘어나
금융위도 락업 비율 확대 손질 예고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공모 시장에서 의무보유확약(락업)을 거는 기관투자자들이 줄어들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일에 매도 물량이 대거 출회되는 일명 기관들의 '단타' 행렬에 주가가 크게 출렁인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도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IPO 제도를 손질한다고 예고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무보유확약은 공모주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은 뒤 일정 기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일종의 약속이다. 통상적으로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높은 만큼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중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최근 IPO 시장 변동성에 대한 원인으로 저조한 의무보유확약 비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락업을 거는 기관투자자는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2023년 하반기부터 신규상장일 가격 제한 폭이 '기준가격 대비 ±30%'에서 '기준가격(공모가격)의 60~400%'로 변경되며 주가가 더 크게 요동쳤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99.9%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의무보유를 미확약한 쓰리에이로직스의 경우 상장일에 장중 35.5%까지 주가를 올리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공모가 대비 17% 하락한 가격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주가 등락 폭이 유독 컸다는 평가다.
지난해 기관투자자의 평균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6.6%로, 전년도(12%)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로 범위를 좁히면 이 비율은 3.6%에 불과하다. 시프트업(33.3%), 산일전기(42.4%)등 일부 코스피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3% 미만의 비율을 보였다.
IPO 시장이 급격히 침체한 지난해 10월 중순부터는 의무보유확약이 0%대인 기업들도 늘어났다. 12월 16일에 상장한 '코스피 막차' 기업이었던 MNC솔루션에 락업을 건 기관투자자는 한 곳도 없었다.
MNC솔루션은 장중 공모가(6만5000원) 근처인 6만3400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결국 공모가 대비 20.31% 하락한 5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락업 해제 시점에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많다. 지난해 최대 증거금을 모았던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의무보유확약 기간이 해제된 시점인 상장 3개월 후에 주가가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 IPO 공모가 결정 방식을 합리화하고 기관투자가의 의무보유확약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2025년 금융위 업무계획' 사전 브리핑에서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확약 확대와 수요예측 참여 기관 자격 강화 방안 등을 올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했다.
앞서 기관의 의무보유확약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는 지적에 의무보유확약 기간을 분산하거나 의무보유확약 물량을 강제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으나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바 있다.
한 증권사 IPO부서 관계자는 "락업을 거는 기관투자자의 비율이 점점 줄어들더니 이제 거의 없어졌다. 이로 인해 IPO 시장 변동성이 커져 큰 문제가 되고 있다"라며 "IPO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기 전까진 락업을 거는 기관이 나타나지 않을 텐데, 시급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