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지주 중심 호텔 매각 논의…매각 구조·자산 선별 고심
입력 2025.01.13 06:59|수정 2025.01.13 07:14
    롯데그룹, 컨트롤타워 롯데지주 중심 매각 검토
    아직 매각 자산·방식 정하는 초기 단계
    소유·운영 분리 등 세부사항 조율 필요
    호텔롯데 향후 사업 위한 이해관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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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그룹이 호텔 매각과 관련해 매각 구조와 대상 자산 선정 등 방향성을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호텔 매각 의지를 밝히면서 시장에서 매각설이 무성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 수준의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실제 매물이 출회되기까지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컨트롤타워로 호텔롯데 자산 매각을 검토 중이다. 롯데지주에서 인수·합병 이슈는 경영혁신실에서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관계자들이 참여해 어떤 자산을 매각할지, 거래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실제 매물이 출회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매각 방향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각자로 글로벌 투자자 및 자산운용사들이 거론됐지만 아직은 자산 선별도 마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그룹과 호텔롯데 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방 호텔을 우선 매각하길 원하는 반면, 수도권 자산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 건물을 매각하게 되면 직접 소유할 때보다 운영의 자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롯데호텔 인수 의향이 있는 대부분의 운용사가 수도권 자산을 선호하는만큼 그룹 차원에서의 의사결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관광은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을 고려했을 때 지방 호텔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게 중론인 까닭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는 지방자산 위주로 매각하고 싶어한다는 인상이 있다"라며 "실질적인 현금 확보를 위해서는 수도권 우량자산을 적정 가격에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호텔롯데는 지난해 L7과 롯데시티호텔 일부를 패키지로 묶어 운용사들에 매각을 타진했다. 하지만 우량 자산으로 꼽히는 L7강남의 경우 결국 롯데리츠에 매각하는 쪽을 선택했다.

      매각 구조 역시 관건이다. 호텔롯데가 매각을 결정하더라도 향후 운영권 확보를 위해 새로운 건물주와의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고 어떤 권한은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지 등 세부 방침을 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매각 후 재임차(세일즈앤리스백) 방식이 유력한 가운데, 소유와 운영 분리 방안 결정이 매물 출회 시점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호텔체인을 보유한 사모펀드들은 자사 브랜드로 위탁운영을 전환할 가능성이 있어, 호텔롯데의 사전 대응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19년 하얏트 호텔이 '그랜드 하얏트 서울'을 매각할 때에도 소유와 운영 분리 이슈로 딜 클로징까지 1년 가까이 소요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에서 롯데호텔 매각설이 급물살을 탄 것처럼 알려졌지만 아직은 자산 선정, 매각 구조 등을 고심하는 단계"라며 "실제로 매물이 출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일부 4성급 호텔에 대해 위탁운영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부분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