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자산관리 넘어 상속·증여·가업 승계 등 제공 필요성
내부 자산관리팀으론 역부족…법무법인과 손잡는 금융권
기존 먹거리 축소 불가피 법무법인…패밀리오피스 관심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패밀리오피스(Famiy Office)'가 올해 자산관리(WM)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상속·증여와 같은 부의 이전 문제부터 가업의 승계와 해외 투자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객이 늘면서다.
법무법인들에게도 새로운 먹을거리가 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들이 종합 컨설팅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잇따라 대형로펌과 제휴에 나서고 있어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일 패밀리오피스 고객을 위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법무법인 태평양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초거액자산가와 기업 오너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에 더해 가업 승계와 세무, 법률 리스크 관리 등 맞춤형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강화를 위해 법무법인과 업무제휴를 체결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1년 법무법인 가온과 관련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WM, 그중에서도 패밀리오피스는 증권사를 비롯한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이 올해 주요 먹거리로 점찍은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법무법이 율촌과 패밀리오피스 자산관리 및 법률자문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금융은 지난 2023년 법무법인 세종, 태평양과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업계 최초로 초고액자산가 전담 점포를 열었던 삼성증권은 법무법인 광장, 세종, 율촌, 태평양 등 4곳의 로펌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기존에 법무법인과 제휴를 맺은 곳들도, 복수의 법무법인들과 제휴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금융권의 사업 확장은 법무법인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경제 전망이 어둡고 시장 전반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며 기존 먹거리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운 상황에서, 패밀리오피스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른 까닭이다.
실제로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해 10월 하나은행에서 신탁업계 전문가를 영입하며 패밀리오피스 사업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화우는 그동안 자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금융그룹 등과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인력 확충을 통해 상속과 증여, 신탁 등 서비스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금융권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내부의 자산관리팀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단순한 자산관리를 넘어 법률과 세무, 회계의 종합 솔루션 요구가 대두되면서 더 이상 자체적인 역량만으로는 고객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WM 집중 기조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패밀리오피스는 역점 사업 중 하나로, 과거에는 내부 인력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도 충분했지만 점차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앞으로는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등과의 제휴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