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자본증권 발행 앞당기는 금융지주들...환율ㆍ대외변수 영향
입력 2025.01.14 07:00
    환율 상승·금리 불확실성에 선제적 조달 수요 늘 듯
    KB금융, 13일 신종자본증권 4050억원 수요예측
    올해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 4%대 발행 여부도 주목
    주요 금융지주, 설 이후 신종자본증권 발행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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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윤수민 기자)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금리 및 환율 관련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초 금융지주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 조달은 KB금융이 시작한다. 신종자본증권 수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일부 존재하는 가운데 투자수요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KB금융은 오는 13일 40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금리나 수요에 따라 최대 6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희망 금리밴드는 연 3.3~4.0%다. 

      KB금융은 올해 금융지주 가운데 신종자본증권 조달의 첫 물꼬를 튼다. 통상 2월이나 3월에 신종자본증권 발행 관련 수요예측을 진행했었지만, 올해는 이를 앞당겨 연초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처럼 수요예측을 앞당긴 건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연초에 선제적인 조달에 나서는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는 올해 금융지주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인 만큼 금리 수준에도 주목하고 있다. KB금융도 금리 상단을 4%대까지 열어놓긴 했지만 기준금리 및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지난해보다 낮아진 만큼 올해 4%대 아래로 발행을 희망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지주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가 밴드 하단에서 결정됐고 연말, 연초에 금리가 많이 내려왔던 만큼 4%보다 아래쪽에서 금리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KB금융 이후에도 금융지주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금융지주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최근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비율과는 관계가 없다. 신종자본증권은 보통주자본이 아니라 기타기본자본으로 분류돼 기본자본(Tier1)비율 및 BIS총자본비율 제고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CET1비율이 낮은 일부 금융지주들의 경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총자본비율이라도 높이려는 수요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달 시기를 앞당긴 KB금융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다. 타 금융지주 역시 자금을 미리 조달해두려는 수요가 없지 않은 상황이라서다. 다만 현 시점에서 KB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들은 조달 시기를 설 연휴 이후로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환율이 크게 올라 위험가중자산 부담이 커진 데다 지난 2020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조기상환권) 물량 차환 수요도 적지 않은 만큼 꾸준한 발행이 이어질 것"이라며 "타 금융지주들도 설 연휴 이후론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