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운용 분리한 새마을금고, 장기채·인프라 시장 '큰손'될까
입력 2025.01.17 07:00
    공제운용부 신설…신용·공제운용 분리
    보험사와 유사한 투자 포지션 가져갈 듯
    AUM 16조…중견 보험사 견줄만한 규모
    10년 이상 만기 장기채·인프라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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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새마을금고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자산운용 부문에서 공제(보험) 부문을 별도로 분리하며 전문 운용 체계를 강화했다. 자금운용부문장(CIO) 직속으로 공제운용부를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새마을금고가 장기채권과 인프라 투자 분야에서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내부 조직 개편을 통해 신용부문 중심이었던 자산운용 체계를 공제부문으로까지 확장했다. 새롭게 신설된 공제운용부는 중앙회 주도의 사업인 공제 자금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조직이다. 공제는 보험에 해당하는 공제료로 조달되는 자금으로, 금고 단위 예·적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신용 부문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번 공제운용부 신설은 지난해 4월 새마을금고가 EnF어드바이저를 통해 진행한 중장기 자산운용 체계화 컨설팅 결과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EnF어드바이저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자산운용 전략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한국채권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신준호 대표가 이끌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이처럼 공제와 신용 부문을 분리한 것은 부채 구조에 따른 운용 전략이 달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공제부문의 부채는 장기성 보험계약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최소 10년 이상 만기가 긴 안전자산 투자를 선호한다. 반면 신용부문 자금은 회원의 예·적금으로 조달되기 때문에 만기 매칭 등에서 자유롭고,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이미 여러 금융기관들에서 보험사업에 가까운 성격의 자금을 장기 인프라 사업에 적극 투입하고 있는 만큼, 새마을금고도 공제운용부를 통해 관련 투자를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설 공제운용부의 부장으로는 기존 인프라금융부를 맡았던 이승용 부장이 선임됐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공제부문은 보험료 기반이어서 만기가 길고, 안정성이 중요한 자산을 찾게 될 것"이라며 "인프라나 국공채, 장기 회사채 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공제부문의 운용자산(AUM)은 약 16조 원으로, 시중 중견 보험사들과 견줄 만한 규모다. 공제부문 운용자산이 10조 원대를 훌쩍 넘고 있어, 장기채와 인프라 투자 시장에서 '큰손'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실제로 일부 보험사들은 인프라 프로젝트나 장기우량채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대하는 추세인데, 새마을금고 공제운용부 역시 비슷한 운용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보는 지난해 발표된 금융위원회의 '새마을금고 혁신 방안'과도 맞닿아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의 자산운용 전문성 강화를 주문하며, 공제사업 역량 제고와 함께 투자 다각화를 제언한 바 있다. 새마을금고가 조직 개편을 통해 공제운용부를 독립시킨 것은 이 같은 정책 기조에 발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새마을금고 공제운용부가 보험사 수준의 리스크 관리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다면, 보험업계와의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보험사들도 최근 장기투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공시이율 상품 경쟁, 부동산·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더해 새마을금고가 본격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면, 인프라나 대체투자 시장의 수급 환경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공제부문이 보험 영역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어, 해외 투자사례를 검토하거나 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자산 듀레이션(만기)을 장기화하는 전략을 준비 중"이라며 "단순히 장기 채권만이 아니라 인프라 금융과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기회를 모색해,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