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 롯데월드타워 새 임차인 구하기에 전력
입력 2025.01.17 07:00
    롯데월드타워 떠난 롯데 계열사들
    몇 년만의 공실…임차인에 기회
    불확실한 정치·경제에 수요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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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월드타워의 소유주인 롯데물산은 그룹 계열사가 떠난 후 공실을 채우기 위해 새 임차인을 찾고 있다. 오피스 시장에서 고급 오피스 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지만, 불확실한 대내 환경 때문에 아직 뚜렷한 수요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롯데 계열사들은 작년 8월 그룹의 비상경영체제 선포 전후로 롯데월드타워를 떠났다. 롯데컬쳐웍스(27층)는 지난 5월 서울 송파구 삼성생명 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롯데온(25~26층)은 7월 테헤란로에 위치한 삼성동 공유 오피스 위워크 타워로, 롯데헬스케어(27층)는 10월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공유 오피스로 이전했다. 롯데면세점은 6월 매장 규모를 줄여 롯데월드타워 타워동 매장(8~9층) 영업은 종료하고, 에비뉴엘동 매장(7~8층)만 영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들 계열사는 실적이 부진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물산은 공실을 채울 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14~38층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 공간 일부가 공실로 남아있으면 롯데물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층별로 전용면적은 약 1000평에 달하며 월 임대료와 관리비는 총합 약 4억원이다. 일부 계열사는 사무실 이전 후에도 새 임차인을 찾지 못해 롯데물산에 임대료와 관리비를 납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월드타워는 좀처럼 오피스 공실이 나지 않았던 곳이라 사무실 이전을 검토하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은 새 임차인에 일정 기간 무상임대(렌트프리) 조건을 제시할 계획이다. 실제로 일부 외국계 기업에서 계엄 사태 전 임차를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오피스 시장에서 고급 오피스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며 고품질 오피스 공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종합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는 "고급 오피스 선호 현상은 자동차 관련 대기업 및 테크 기업의 약진과 함께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들 기업은 인재 확보 및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쾌적하고 현대적인 오피스 공간을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국내 오피스 시장의 대표 임차 수요인 금융 기업들은 업무 효율성 향상 및 고객 편의 증대를 위해 도심 핵심 지역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불확실한 대내 환경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는 롯데물산이 새 임차인을 구하기 힘든 핵심 이유로 꼽힌다.

      종합부동산 서비스 기업 컬리어스코리아는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의 구조조정 계획이 한국 오피스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이 기업의 투자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오피스 임대차 신규 수요 감소와 더불어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임차인 이동의 여파가 2025년 임대차 시장에 계속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