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변동으로 영업익은 6% 감소
올해 R&D, CAPEX, 전략투자에 16.9兆 집행
"미국 현지 생산 60%, 보편 관세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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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판매보증충당부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관세 정책과 관련해선 미국 판매가 100만대에 육박하기 때문에 충분히 대응 가능하단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차는 23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75조2312억원, 영업이익 14조23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은 7.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 감소했다. 앞서 2023년 현대차의 매출액은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은 15조1269억원이었다.
현대차의 지난해 판매는 전년 대비 414만1959대로 집계됐다. 판매량은 소폭 줄었지만 고부가가치 차종인 SUV와 제네시스 판매 비중이 전년보다 늘어나며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친환경차(전기차 21만8500대, 하이브리드 49만6780대) 판매는 전년 대비 8.9% 증가한 75만719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원인으로, 인센티브 확대 및 환율 상승으로 인한 판매보증충당부채 증가 등을 꼽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보다 73원 높은 기말 환율로 인해 판매보증충당부채 전입액에서 약 7000억원의 마이너스(-) 효과가 발생했다"면서 "결과적으로 4분기에만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3200억원 감소했지만, 향후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날 16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R&D)에 6조7000억원, 설비투자(CAPEX)에 8억6000억원, 전략투자에 1조6000억원 등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 중 하나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여파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세 시행이 빠르면 4월, 늦어도 상반기이고 안 할수도 있다. 시나리오별 영향 금액은 계산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 비중이 60%가까이 되기 때문에 영향은 제한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보편관세의 부정적 효과 측면에서 보면 현대차가 토요타나 혼다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트럼프 정부의 IRA 보조금 폐지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IRA 보조금이 폐지되려면 의회 통과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의회 통과 과정이 금방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선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회사측은 "기회는 열려 있다. 필요하다면 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시점에서는 검토된 내용도 없고, 짧은 시간 내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역대 최대 수준의 배당 계획도 발표했다. 2024년 기말 배당금은 주당 6000원으로, 1~3분기 배당합계(6000원)를 포함하면 전년 대비 5.3% 증가한 1만2000원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주주환원률(TSR) 35% 달성 등 앞서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