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證 투자매매업 본인가 기로…거래소 회원 승인 여부도 가늠자
입력 2025.01.24 11:35
    투자매매업 본인가 승인될까…정국 변화로 분위기는 개선
    거래소 회원사 승인도 맞물려… 메리츠證 공세에 시장 진입 시급
    다만 당국 판단에 따라 본인가 심사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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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신청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한국거래소 회원사 승인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정국 변화로 본인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시각이 나오지만 금융위원회의 심사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7월 투자매매업 예비인가를 받은지 6개월 만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그간 우리금융 부당대출 사태 등으로 본인가가 지연되며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업계에선 정국이 급변하며 우리금융의 자회사 확장에 대해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의 부당대출 사태를 두고 각을 세워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지만, 계엄령 등 정국 혼란으로 제재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당국에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며 진전을 보이는 점도 이같은 시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의문의 시선도 있다. 신청 시한인 이번달 말을 앞두고서야 본인가를 신청한 까닭이다. 자본시장법상 예비인가를 받은 금융투자회사는 6개월 내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말에 투자매매업 예비인가를 신청했으므로 이번달 말까지는 본인가를 신청해야 했던 것이다. 

      당국과 신청서 제출에 대해선 교감했겠지만 승인과 관련한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기한이 임박해 신청했을 가능성이 언급된다. 

      업계 일각에선 제출과 심사는 별개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업 인허가나 대주주 변경 승인 과정에서 해당 회사와 관련된 소송·조사·검사가 진행 중일 경우 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 현재 상황이 심사 중단 사유에 해당하진 않아 보이지만, 당국의 판단을 지켜봐야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본인가 심사가 그대로 진행될 경우 자본시장법상 한 달 내 결론이 날 전망이다. 본인가를 받으면 우리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와 파생상품 거래 등 기업금융(IB) 업무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특히 한국거래소의 회원사 승인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주식거래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거래소에 회원사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지난 5월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아 법적으로는 주식위탁매매가 가능하지만, 거래소 회원사가 되지 않으면 실제 주문·체결은 이뤄질 수 없다.

      거래소 승인 지연 배경에는 회원사 자격조건이 지목된다. 거래소 회원관리규정에는 회원사와 대주주의 '사회적 신용'이 충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이슈로 홍역을 치르면서 거래소가 심사를 미루고 있다고 전해졌다. 

      증권가에선 거래소가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회적 신용에 대한 판단이 주관적이고, 통상 1~2개월 내 이뤄지는 승인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매매업 본인가가 나오면 거래소도 회원사 등록을 승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거래소 회원사 등록이 안돼 우리투자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며 "인력·시스템 유지비용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시장 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간 부동산금융에 주력하던 메리츠증권이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서비스 등으로 리테일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메리츠증권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경우 후발주자인 우리투자증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 차별화 전략도 마땅치 않아 출혈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우리투자증권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며 "본인가와 거래소 회원사 승인이 늦어질수록 시장 진입의 어려움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