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도 수익성 개선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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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3년여 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그동안 실적 버팀목이 됐던 미국의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4일 LG에너지솔루션은 실적 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조 4512억원, 영업손실이 225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2024년 매출은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단행한 과잉 설비 투자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2025년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3조원 줄이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2026년 이후로 예상되는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응하겠단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에 따라 3773억원을 공제 받았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손실은 602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에는 미국 AMPC 혜택을 반영해 흑자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배터리 성장의 중심이 되어 온 주요국들이 지정학적·경제적 상황 변화를 맞아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아직은 정책 불확실성이 높지만, 1분기를 저점으로 해 점진적 물량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5년도에는 실적 반등이 가능할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생산설비(CAPEX) 운영 및 투자계획에 대한 다수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창실 CFO는 전반적 생산설비 운영 계획에 대한 질문에 "캐파 증설 속도와 그 규모는 보수적 수요 예측을 통해 유연하게 조절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CAPEX 집행은 시기를 면밀히 따져 미래 기술 확보와 필수적인 투자를 중심으로 집행하고, 시급성이 낮은 투자의 경우 집행 시기를 2년 정도 조정해 재무건정성을 지켜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올해는 전년 대비 20~30% 감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재무그룹 장승권 재무총괄 전무는 CAPEX 감소 규모에 대한 질문에 "올해 설비투자는 전년도에 비해 3조원 정도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또 "ESS캐파를 애리조나에 신규 증설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조정해 기존 의 유효 캐파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북미 유럽 가동률 회복 예상 시기에 대해서는 "수요 불확실성이 높아 고객들도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1분기까지는 현재 가동률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지만, 2분기부터는 점진적 개선을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주요 고객사인 GM의 판매 실적 부진에 따른 배터리 재고 조정에 대한 문제에는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는 2분기부터 물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높은 정책 변동성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별 면밀 분석 중에 있다"라며 "미국의 관세나 보조금 정책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전동화 속도를 늦출 수 있겠지만 배터리 산업의 미래 방향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