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공사중'... 은행권 비용 줄이기에 자취 감추는 '부장실'
입력 2025.01.29 07:00
    취재노트
    국민은행, 본점에서 '부장실' 제거 공사 착수
    신한은행도 지난 2022년부터 부장실 축소
    '소통 목적' 강조했지만…'비용 절감' 불안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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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 본점에서 '부장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2년부터 부장실을 없애는 조치에 나섰고, 국민은행도 최근 본점에 있는 별도의 '부장 방'을 두지 않기로 하고 공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현재 본점에서는 방 형태의 부장실을 두고 있지 않다. 

      은행들은 각 지점에 '지점장실'을 별도의 방으로 마련해 두고 있다. 지점장이 각각 지배인 사업자로 등록돼 있는 특성이 있는 데다가, 고객 응대를 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 본점에서 별도의 방으로 구성된 부장실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이같은 영향이 없지 않았단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 본점에서는 부장들이 속속들이 사무실로 나오는 분위기다. 지점이야 '지점장실'을 고객 응대 공간, 지점 회의 공간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지만, 본점에서는 실무를 보는 부장급이 분리된 공간에 있는 것이 소통을 해친다는 평가다.

      실제 이같은 조치를 적용받는 쪽에서는 다른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은행권이 추진 중인 비용 절감 영향이 임원급에서부터 부장급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은행권이 좀처럼 새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원 및 임원들이 누렸던 '특혜'가 하나둘씩 줄어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은행들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실무진 간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산하 직원들이 한두 명이 아닌 만큼 분리된 업무 공간의 필요성도 있지만, 그래도 개선돼야 할 '옛날 문화'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지점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점장 단독으로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의 '지점장실' 대신 고객을 응대하는 공간인 '응접실' 등으로 명칭을 바꾸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 내부 단독 공간 활용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 부장 휘하 직원들이 20~30명 정도이고, 팀장급도 2~3명 이상으로 많기 때문에 실무진보다는 관리자에 가까운 성격이 있고 이런 측면에서 별도 업무 공간을 갖춰 놓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그래도 구 문화의 유산을 없애고 소통을 강화하자는 뜻에서 부장실을 제거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