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딥시크 쇼크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도 '휘청'
입력 2025.01.31 10:37
    딥시크 여파로 국내 반도체주도 급락세
    관련 ETF 종목도 동반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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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충격으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급락하는 모습이다. 관련 ETF 종목들도 동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AI 모델을 기존보다 낮은 비용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평가에 관련 설비투자 축소 가능성이 점쳐지며 국내 반도체주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오전 10시 5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8.6% 하락한 20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5% 하락한 5만2600원, 한미반도체는 5.72% 내린 11만3700원에 거래 중이다.

      관련 ETF 종목들도 동반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타이거(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상장지수펀드(ETF)는 전일 대비 5.6% 하락한 1만9305원, KODEX 미국반도체MV ETF는 6.2% 하락한 2만4565원, KODEX AI전력핵심설비 8.46% 하락한 1만1025원에 거래되고 있다. 

      AI 가성비 모델로 주목받은 '딥시크 충격'의 여파로 풀이된다. 

      연휴 기간 중국의 딥시크는 인공지능 모델인 'R1'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는데, 해당 챗봇은 보급형 제품인 엔비디아의 H800제품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통해서도 챗GPT와 맞먹는 성능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엔비디아를 포함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가치 평가를 재산정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여파로 AI 테마를 선도해온 엔비디아는 17% 폭락했다. 다음 거래일인 28일에는 9% 가까이 반등하며 전날의 하락분을 일부 만회했지만, 29일 다시 4.1% 하락하는 등 변동성 높은 모습을 나타냈다.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국내증시에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졌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딥시크와 같이 저사양 AI가속기의 활용도를 높이고 엔비디아의 고성능 제품 주문을 줄일 경우,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5세대 HBM인 ‘HBM3E’를 비롯해 고사양 제품용 HBM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의 급락이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딥시크 사태가 증시 주도 테마인 AI 사이클을 훼손시킨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엔비디아 등 AI 하드웨어 업체의 성장 독주에서 AI 비용 하락에 따른 AI 소프트웨어 업체의 수익성 개선이라는 내러티브로 이동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