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재편 속도…생명과학은 신약개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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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에스테틱 사업부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HSBC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2월 중 티저레터 배포를 준비 중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생명과학 사업부문 산하에서 미용필러 등을 생산하는 에스테틱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가는 5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에서 인수합병(M&A)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웅 전무가 매각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LG화학의 에스테틱 사업부 매각설은 작년에도 불거진 바 있었고, 당시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사업부의 주력 제품은 히알루론산 필러 브랜드 '이브아르'로, 최근에는 스킨부스터 '비타란'을 태국 시장에 출시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매각 과정에서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해당 사업부의 연간 매출은 1000억원 미만으로, EBITDA(상각전영업이익) 역시 300억원 미만 규모의 사업이다. 인수 후보 입장에선 경영권 프리미엄 없는 사업부 매각임에도 EBITDA 대비 높은 멀티플(배수)이 부담일 수 있다. 현재는 리쥬란 등 경쟁 브랜드의 성장으로 시장 환경도 변화했다.
생산설비 이전 문제도 변수다. 현재 필러 제품은 LG화학 공장에서 위탁생산되고 있어, 인수자는 새로운 생산설비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LG화학은 새 공장 건설 전까지 한시적으로 생산을 대행해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인수 후 추가 설비투자 부담은 인수가격 협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만큼, LG화학은 중국 업체들과도 물밑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LG화학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 LG화학의 2024년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36조5795억원 중 생명과학 사업부문은 2.6%(약 9510억원) 비중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52.4%), 석유화학(37.9%), 첨단소재(5.5%) 등이 주력이다.
LG화학은 2023년 진단사업부를 글랜우드PE에 매각하고 미국 바이오텍 아베오를 8000억원에 인수하며 항암제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에스테틱사업부 매각까지 성사되면 생명과학 부문은 백신과 신약 개발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부 매각에 대해 LG화학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사안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