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배스·밸류업에 집중된 이마트 실적, 진짜 '구원투수'는 알리바바?
입력 2025.02.17 07:00
    통상임금 등 일회성 비용 반영하고 밸류업 발표
    오랜만에 주가 오름세…턴어라운드 기대감 반영
    G마켓 기업가치 하락 회계상 반영 예상 있었으나
    알리바바 딜에서 3조원 몸값 인정으로 부담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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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마트가 '사실상' 실적 턴어라운드와 더불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랜만에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연말 G마켓과 알리바바와의 합작법인(JV) 설립으로 인해, 예상되던 대규모 손상차손을 막은 것도 회계상 부담을 줄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는 앞서 11일 공시를 통해 2024년 연간 연결 기준 순매출이 29조209억원, 영업이익은 471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줄고, 영업손익은 940억원 개선된 수치다.

      회사 측은 “통상임금 판결로 현금 유출없이 회계상 인식된 퇴직충당부채와 희망퇴직보상금 등을 더한 2132억원의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으나, 이를 제외한 이마트의 '실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72억원 증가한 2603억원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별도 기준으로 이마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2% 줄어든 1218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일회성 비용(1398억원)을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2616억 원이다.

      같은 날 이마트는 최소 배당금을 올해부터 3년간 기존 주당 2000원에서 2500원으로 25% 상향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았다. 또 내년까지 자사주의 50% 이상을 소각하기로 했다.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과 주주환원 계획 발표에 이마트 주가가 오랜만에 반응했다. 실적 발표 당일(11일) 이마트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7.51% 오른 6만7300원에 마감했다. 다음 달인 12일도 장 초반 주가가 7만100원까지 오르며 전일 종가 대비 4.2% 상승했다. 

      사실상 이마트의 빅배스(대규모 손실 대응) 실적 발표와 밸류업 계획이 시너지(?)를 내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업계에서는 알리바바와의 JV 설립으로 G마켓의 회계 부담이 줄어든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는 2024년 4분기 영업외손익에서 G마켓의 손상차손을 2591억원으로 인식했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실제 가치가 장부에 기재된 가치보다 낮을 때 그 차이를 반영해 손실로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매출채권 이슈, 투자자산 가치 변동이 반영되는데 매출채권 미회수는 영업실적에 반영된다. 투자자산은 영업외손익에 포함된다. 투자자산의 경우 투자 당시보다 가치가 떨어진다면 손상으로 인식하게 되고, 가치가 다시 오르게 되면 이익으로 반영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6월 미국 이베이로부터 G마켓 지분 80%를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부동산 등 뚜렷한 유형자산이 없고 무형자산이 대부분인 G마켓 같은 업체는 시장 점유율, 업황, 과거 실적에 기반한 미래 실적 예상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계적 기업 가치를 판단하게 된다. 상장주식은 시장 가치 및 미래 실적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돼있다는 가정하에 주가를 반영한다.  

      시장에선 지난해 이마트의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들이 G마켓 가치를 대폭 낮춰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G마켓의 가치를 1조원대로 낮춰 잡을 것이란 시각도 있었다. 통상 M&A 이후 일정 기간은 인수 후 통합(PMI) 등을 고려해 가치 변동을 회계상으로 크게 반영하지 않지만, 누적 적자와 인수 후 기간을 감안해 자산 검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G마켓은 영업이익이 2022년 마이너스(-) 655억원, 2023년 -320억원, 2024년 -674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2024년 4분기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8.7% 하락한 2278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순매출은 2023년 1조1967억원에서 지난해 9612억원으로 19.7% 줄어들었다. 만약 G마켓의 영업권 손상이 큰 폭으로 반됐다면 지난해 연말 회계에서 대규모 적자가 나타날 수도 있던 상황이다.

      다행히(?) 알리바바와의 거래가 성사되면서 당장의 기업가치 하락 반영은 막게 된 셈이다. 

      지난해 12월 말 이마트는 중국의 이커머스업체 알리바바 인터내셔날과 50대50 지분 구조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해당 거래에서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기업가치가 각각 3조원대로 책정돼 합작사 기업가치가 6조원으로 평가됐다고 알려졌다. 

      G마켓도 몸값을 3조원대로 인정을 받으면서 회계상 부담을 줄게 됐다. 비상장사 기업가치의 경우 감사인 외에 외부 기관에서도 평가보고서를 받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합리적 수준으로 산정하게 된다. 이때 최근 제3자거래로 대규모 투자를 받거나 주식 거래가 있다면 해당 가치가 반영될 수 있다.  

      G마켓을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 몸값이 3조원으로 평가된 점에 대해 시장에서 의구심은 나온 바다. 한국에서 올해 알리익스프레스 거래액(GMV)이 3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몸값 3조원은 상당히 ‘후하다’는 평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2023년 GMV는 2조2917억원 수준이었다. 

      이마트와 알리바바의 JV 출범 전 G마켓의 실질적 2대 주주인 영국 이베이KTA가 보유하고 있던 G마켓 지분 20%을 PEF 운용사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을 당시, 인정받은 G마켓의 기업가치는 알리바바 측과 합의된 규모보다는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의 회계상 기업가치는 여러 면을 고려해서 평가되는데, G마켓의 경우 과거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시장 내 점유율이 떨어지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될 수 있던 상황”이라며 “알리바바와의 JV 등 최근 투자 받거나 협의가 이뤄진 내용들을 고려해 적정 수준에서 기업가치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