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보다 'K-칩스법'에 반응한 삼성전자…외국인 지분율 50% 아래로
입력 2025.02.18 15:40
    자사주 매입·소각은 예고된 이벤트
    이미 주가 선반영…시장 영향 제한적
    지난해 56%대 외국인 지분율 50% 아래
    정책 지원·반도체 경쟁력 회복이 관건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전자가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지만 증시는 덤덤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외려 'K-칩스법'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사주 매입 계획을 시장에서는 '예고된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고, 주가 부양을 위해선 결국 반도체 경쟁력 회복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일대비 1.61% 오른 5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개시 전 3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3조원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을 밝혔는데, 오전 중 주가 상승폭은 1% 미만에 그치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시장은 반도체기업의 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 상향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기재위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해당 소식이 알려진 11시 전후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2% 가까이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자사주 소각 발표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배경으로, 이미 예고된 이벤트였다는 점을 꼽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4만전자'로 추락하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1년간 총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주주가치 제고 계획 발표 이후, 실제 첫 번째 소각 계획이 발표된 이 날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발표 전날이었던 지난해 11월 14일 4만9900원이던 주가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5만7000원으로 약 14% 올랐다. 사실상 자사주 매입과 소각과 관련한 기대감은 이미 '선반영'된 셈이다.

      이날 장 초반 주가 상승폭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두고, 시장에서는 3조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 중 5000억 원이 임직원 상여 지급에 활용된다는 점이 일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첫 3조원 자사주 매입은 전액 소각한 것과 대조되는 점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과 매입을 이제는 시장이 예고된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그동안 해당 이벤트가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앞으로는 반도체 업황 회복 여부가 삼성전자 주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주가 부양의 핵심인 외국인들의 이탈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뼈아프다는 평가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도세에 시달리고 있다. 17일 기준 외국인들의 올해 순매도 1위 종목이 삼성전자인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외국인들의 꾸준한 순매수 종목으로 자리 잡으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결국 17일 기준 50% 아래로 내려갔다. 지난해 초 54%대에서 시작해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메모리 수급 사이클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에 56%대 중반까지 상승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삼성전자 주가의 향후 흐름은 자사주 소각과 같은 단기적 이벤트가 아닌, 반도체 본업 경쟁력 회복과 정부의 정책 지원 효과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자체 맞춤형 인공지능 칩인 ASIC 채택 확대로 고객사가 다변화되고 있어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 격차는 점차 축소될 것"이라며 "메모리 업사이클 속 삼성전자의 장점인 레버리지 효과가 함께 반영되는 시점에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