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규모 300억원대 추정…위메프는 별도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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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선식품 새벽배송 기업 오아시스가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기존 새벽배송 사업을 넘어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진출해 상장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오아시스를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선정해달라고 공식 신청했다. 양측은 지난달 28일 인수 과정에 대한 합의를 완료했다. 인수 제안가는 약 3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인수 방식은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한 달간 공개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입찰 기간 중 오아시스보다 더 높은 가격이나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 희망 기업이 등장하면, 오아시스에게 해당 조건에 대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만약 오아시스가 포기할 경우, 새 원매자에게 인수 기회가 넘어갈 수 있다.
오아시스는 자체 확장 전략이 실패한 후, 이커머스 플랫폼 회사 인수에 나섰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티몬 등을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라이브커머스(실시간 전자상거래) 기능을 갖춘 티몬을 최종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티메프 매각 주관사 EY한영은 오는 6일 오아시스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법원 신청 과정에서 오아시스는 잔고 상황 및 인수 자금력을 증명해야 한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398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 여력은 충분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EY한영회계법인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티몬의 청산가치는 136억원이지만 존속가치는 마이너스(-)928억원이다. 위메프 역시 청산가치 134억원, 존속가치 -2234억원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중핵그룹(CNNC·중핵집단유한공사) 등 다른 인수 후보들도 티몬과 위메프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결렬됐다.
오아시스의 이번 티몬 인수는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시도로 분석된다. 오아시스는 지난 2023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수요 예측 결과가 기대를 밑돌아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오아시스는 SK스퀘어의 11번가 인수를 추진했으나 주식 교환 비율 등의 문제로 좌초됐다. 국민연금공단 등 재무적투자자들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EY한영은 위메프에 대한 별도 매각 절차를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티몬 측 관계자는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시장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관심 있는 인수 희망 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