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파트너스-명륜진사갈비 인수, 낮은 멀티플에도 군공ㆍ과기공 등 불참…펀딩 난항
입력 2025.03.06 07:00
    대부업 개입하는 가맹계약 방식ㆍ실적 지속성 등 원인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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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포레스트파트너스가 명륜진사갈비 (법인명 '명륜당') 인수를 위해 자금 모집에 나섰지만, 기관투자자(LP)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래배수(EV/EBITDA)가 약 5배로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 과거 대부업 논란과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공제회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명륜진사갈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금액은 총 1600억원 규모로 1000억원은 프로젝트 펀드로, 나머지 600억원을 NH투자증권이 주관하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명륜당의 신주 및 구주를 포함한 70%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명륜당의 기업가치(EV)는 약 2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일반적으로 외식·프랜차이즈(F&B) 사업의 거래배수(EV/EBITDA)가 10배 내외로 책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EV/EBITDA 5배 수준은 비교적 낮은 배수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까지 인수를 위한 펀드레이징은 난항을 겪고 있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해야 할 공제회들의 참여가 부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단 군인공제회가 내부 검토를 진행했으나,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참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과학기술인공제회 역시 포레스트파트너스와 미팅을 진행했지만, 투자를 검토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외에도 아직까지 확정된 LP는 없다는 평가다. 

      1000억원 규모의 에쿼티 펀딩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요 공제회들이 연이어 발을 빼며, 나머지 LP들을 설득하는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을 펀딩하려면 공제회 3곳(군공·과기공·교공) 중 최소 2곳 이상이 참여해야 하는데, 군공이 빠지면 다른 공제회를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투자업계에서는 과거 명륜당을 둘러싼 리스크가 기관투자자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온다.

      명륜진사갈비의 가맹 계약 방식은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었다. 본사 자금이 최대주주가 소유한 관계사를 거쳐, 오너 일가 혹은 전·현직 직원이 운영하는 대부업체로 흘러간 뒤 예비 가맹점주 대출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명륜당은 대부업법 위반의 혐의로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가맹점 운영이 순조롭다면 문제 되지 않겠지만,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거나 업황이 악화될 경우 가맹점주들의 대출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결국 본사 리스크로 이어져 명륜당이 대부업을 지속하고 있을 경우, LP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7일 송파구청에 따르면, 명륜당과 관련된 대부업체들은 아직까지 대부업 등록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상 실물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명륜당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실적 개선세가 이뤄졌는데, 이에 대한 지속가능성에는 의문 부호가 붙은 탓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명륜진사갈비 투자를 검토했었는데, 명륜당 대부업 문제가 위험해 보여 거절했다"며 "금융사만큼 리스크 관리도 안될 거고, 이자비용도 7%까지 올라갔던 걸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어 "F&B사업의 특성상 실적 변동성이 크고, 외식업계 전반의 성장성이 둔화하는 점도 변수였다"고 덧붙였다. 

      군인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는 투자검토나 중단사유에 대한 답변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올해 안에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여러 공제회 및 전략적 투자자(SI)와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포레스트파트너스 측은 "특별한 회사 입장은 없으며 펀딩을 마감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륜진사갈비는 현재 국내외 600곳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연간 매출액은 2508억원, 영업익은 372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