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 침체로 실적 하향세 지속돼
늘어나는 파산업체…PEF들도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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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가 투자한 철강구조물 전문건설업체 거흥산업이 법인파산 절차를 밟는다. MBK파트너스가 투자한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들어간 시기에 다른 국내 대표 PEF의 투자사가 파산절차를 밟으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거흥산업은 5일 이사회를 열고 법원에 법인파산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 곧 법원에 파산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거흥산업 경영진은 회사가 재기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파산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법원이 파산 신청을 받아들이면 자산 청산을 통해 채무를 해결하고, 사업체는 폐업한다.
1993년 설립된 거흥산업은 고층 오피스빌딩, 상업시설, 산업용 플랜트 등 대형 건축물의 기초가 되는 철강구조물 전문건설업체로 출발했다. 거흥산업은 최근까지 수도권에서 주상복합, 오피스텔, 물류센터 등을 조성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 채무가 현실화하고 채권자들로부터 중도금 보증 이행청구가 들어오면서 자금난을 겪었다. 건설업 책임준공과 관련한 시공사 책임 준공 계약 제도의 영향을 받으면서 급격히 부채가 늘어났고, 재무구조가 악화했다.2018년 1300억원을 넘었던 매출은 2021년 832억원이 됐고, 2022년엔 다시 1000억원대로 복귀했다.
JKL파트너스는 2014년에 결성한 7·9호 펀드를 통해 2016년 거흥산업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규석 전 회장으로부터 2016년 지분 70%를 560억원에 인수했다.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며 이미 투자금 90% 수준을 감액한 상황으로, 이번 파산 신청이 펀드의 기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총 109곳이다. 전문건설업체까지 포함하면 올해 1~2월 폐업을 신고한 업체는 모두 634곳에 달한다. 2022년부터 건설·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전후방 기업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고, PEF가 투자한 회사들도 실적에 경고등이 켜진 바다.
건설업계뿐 아니라 최근 국내 내수침체로 산업 전반에서 파산 및 회생을 신청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관련 기업에 투자한 사모펀드(PEF)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