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에 늘어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수요…공제회는 한 발 뒤로
입력 2025.03.07 07:00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파이낸싱 증가 추세
    금리 수준 5%대가 대부분
    공제회, 급여율 고려해 주로 6% 이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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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

      금리인하 국면에 접어들면서 최근 시장에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주요 공제회들은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최근 시장에 나오는 건들은 금리 수준 5%대가 많은데, 급여율 이상의 수익률을 내야 하는 공제회로서는 검토에 어려움이 있어서다. 이에 리파이낸싱 거래를 적극 검토하지 않거나, 국내보다 금리 수준이 높은 해외 딜에 관심을 두는 곳도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한 리파이낸싱 거래가 늘어나며 주요 공제회들에도 관련 제안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앤컴퍼니의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서브원 등 대형 PE들을 필두로 여러 리파이낸싱, 리캡 딜이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제회는 증권사의 셀다운 물량에 직접 투자하거나 위탁운용사를 통한 펀드를 이용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해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딜에 참여한다. 직접 투자 또는 펀드 이용 등 건별로 다양하게 제안이 들어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공제회들은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관별로 모두 다르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회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급여율이 4~5%에 달하는 만큼 그 이상의 수익률을 바라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 나오는 리파이낸싱 딜들의 금리 수준은 대부분 5%대로 알려졌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최근 제안 오는 건들은 대부분 기준인 국고채 3년물에 스프레드 300bp(1bp=0.01%포인트) 가량을 얹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경우 보수 등을 제하고 나면 수익률은 5%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 수익으로는 공제회들이 회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4~5%대 급여율을 맞추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 급여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제회들은 금리 수준이 6%대 이상인 건들을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 관심 있게 보는 건들은 7% 이상, 우량자산이라면 6%대도 고려하지만 5%대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리 수준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기 때문에 인수금융 자체를 적극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곳도 여럿 존재한다. 

      이러다보니 에쿼티 등 수익률이 더 높은 건들에 집중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리파이낸싱 건들은 안정성을 추구하는 캐피탈사나 보험사 등에서 많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보다 금리와 스프레드 모두 높은 해외 딜에 관심을 두는 곳도 있다. 북미·유럽 등은 높은 금리와 스프레드에 힘입어 10%가 넘는 건들도 있어 환헤지를 감안하더라도 수익률이 한국보다 더 높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수익적 관점에서 북미나 유럽이 더 메리트 있다고 판단해 한국보다 집중해서 본다"면서 "종종 디폴트 리스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조심하고 있지만 위기라고 생각했던 때의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해외 거래에 대한 리스크도 여전히 부각된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KKR의 악셀그룹 부실화 사태 이후 기관들 사이에서 해외 딜에 대한 경계심리가 생기면서 한국에서 해외 인수금융을 보는 기관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