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물류센터 투심…데이터센터는 아직 오리무중
입력 2025.03.12 07:00
    물류센터, 이커머스 물동량 기대
    공급 과잉 이슈는 여전
    AI와 함께 커지는 데이터센터
    높은 전기료, 부족한 정보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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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국내 물류센터 투자 심리가 조금씩 회복되는 양상이다. 여전히 공급 과잉과 관련한 우려는 있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완만한 회복과 물류센터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인공지능(AI) 발달로 데이터센터 투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물류센터는 공급은 줄고 있으나 공급 과잉 이슈는 단기간 내 해소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종합부동산 자문사 CBRE는 "2024년 대규모 공급이 지속된 가운데 수도권 A급 물류 시장의 공실률은 23%로 상승했다"며 "2025년에는 공급이 큰 폭으로 감소세로 전환하며 과잉 공급 우려가 점차 완화될 전망이나, 과거 누적된 공실 면적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럼에도 투심이 살아나는 건 최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증가로 물동량이 늘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큰 규모의 공급이 없었으며, 금리 인하 기조에 PF 대출 이자 부담도 줄어들 거란 전망이다.

      종합부동산 자문사 쿠시먼앤웨이크필드는 "올해 상반기는 준공 지연된 물류센터 면적이 반영돼 (예상 공급 면적보다) 실제 공급 면적은 더욱 감소할 수 있다"며 "2024년 상반기 21건에 달했던 인허가 건수가 하반기에 11건으로 줄어들고, PF 건전성 규제 개편으로 신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며 공급 면적 감소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주요 기관 투자자와 잠재 임차인은 ▲핵심 지역에 있는 우량 물류센터 ▲원가보다 저렴한 부실채권(NPL) 거래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수 외국계 투자은행(IB)은 내부에서 물류센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국내 물류 인프라 확보에 적극적인 쿠팡은 지난 27일 경남 김해시에 193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물류센터를 구축하겠다 밝혔다. 이번 투자로 사천·거제·통영 등 한반도 최남단 지역과 경남 도내 도서산간 지역까지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는 인천에 위치한 물류센터 투자를 고민하고 있으며, 테무 또한 물류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쌓인 재고를 한국에 대거 수출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투자도 관심이 이어진다. 물류센터와 비교해 투자가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AI가 빠르게 발전하며 데이터센터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서울 데이터센터 시장의 운영 용량은 토지 및 전력 공급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15% 증가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를 망설이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미래 필수 인프라지만 투자 관점에서 수익 내기 어려운 자산으로 꼽힌다. 내부수익률(IRR) 맞추기가 어렵고 투자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투자가 꺼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비싼 전기료다. 이에 IRR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또 다른 문제는 정보력 부족이다. 임차인, 임대료와 관련한 부분까지 기밀사항이 많아서 실사가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 데이터센터 공급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지만, 국내에서 충분한 임차 수요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AI가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데이터센터는 관심이 많은 만큼 고민도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