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 44% '학계 편중' 여전…평균연령 '64→63세' 제자리 걸음
입력 2025.03.13 07:00
    지난해 4대금융 사외이사 평균보수 8042만원
    KB금융 9230만원…권선주 의장, 유일 '억대 연봉'
    평균연령 만 64세…신규 추천 이사도 50~60년대생
    '교수 일색' 이사회 여전…여성 비중 37% 소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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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금융지주들이 신규 사외이사들을 추천한 가운데, 올해도 사외이사 평균 연령이 60세를 웃도는 '고령' 이사회가 꾸려질 전망이다. 사외이사가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교체됐음에도 불구, 평균연령은 지난해 대비 만 1세 줄어드는 데 그친 것이다. 

      아울러 당국의 지적에도 전현직 교수 등 학계 출신 비중은 여전히 절반에 가까웠다. 일부 금융지주는 70%가 교수 출신이었다. 사외이사 풀(pool) 부재로 인한 '구인난'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9일 각 금융지주들이 공시한 '2024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이 받은 연간 평균 보수는 804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7972만원) 대비 0.87% 올랐다. 

      KB금융은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923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일부 사외이사들의 연간 보수는 1억원을 넘기며 '억대 연봉'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우리금융(8060만원), 신한금융(7800만원), 하나금융(7070만원) 순으로 평균 보수가 높았다.

      KB금융 이사회 의장인 권선주 사외이사가 지난해 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가장 많은 1억700만원을 받았고, 여정성(9900만원)·오규택(9800만원)·조화준(9700만원)·최재홍(9100만원) 등 KB금융 사외이사 대부분이 연간 1억원 가까운 금액을 수령했다.

      이밖에 신한금융 이사회 의장인 윤재원 사외이사가 9200만원, 이정원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이 8900만원, 우리금융 정찬형 이사회 의장이 9450만원으로 각 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사외이사들의 평균연령은 만 64세였다. IT 및 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 사외이사 평균연령이 만 60세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고령'의 이사회가 구성됐다.

      올해 새로 구성되는 사외이사들의 평균연령은 만 63세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금융지주 네 곳이 신규 추천한 사외이사는 1950년생이 4명, 1960년생 4명, 1980년생 1명으로 여전히 1950~1960년생이 주를 이뤘다.

      한편 올해 새로 구성되는 이사회에서도 사외이사들의 학계 편중 현상은 여전할 전망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중 교수 출신은 16명으로 전체의 50%에 달했다. 올해는 전체 사외이사 32명 중 14명이 교수 출신으로 44%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수진으로 구성해 사외이사 57%가 학계 출신이다. 신한금융 이사회 내 전현직 교수는 5명으로, 지난해 6명에서 1명 줄어들면서 56%를 차지했다.

      반면 하나금융은 9명 중 3명, 우리금융은 7명 중 2명이 교수 출신으로 구성돼 신한·KB금융 대비 교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체 사외이사 중 교수 출신 비중은 지난해와 동일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중 여성은 10명으로 전체의 31%를 차지했다. KB금융이 43%(7명 중 3명)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하나금융 22%(9명 중 2명), 우리금융 28%(7명 중 2명) 순으로 많았다.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들을 신규 추천하면서 올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37%로 소폭 확대될 전망이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전년과 같고,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9명 중 4명이 여성 사외이사로 전체 비중이 44%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 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지난해 22%에서 올해 33%로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말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하면서 이사회 다양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이사회가 소폭 교체되면서 올해는 사외이사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올해 우리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소폭 교체'되는 데 그치면서 사외이사들의 학계 편중 문제 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 성비 구성 또한 전년대비 개선됐지만 글로벌 수준 대비 여전히 낮다.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한 관계자는 "금융사 지배구조법에서 임원의 자격요건을 정하고 있는데, 감독기관 규제를 받는 기관이다 보니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보수적으로 요건을 해석하고 이에 맞춰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비금융사와 비교해 자격요건이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