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제기된 의혹은 부인
"추가 매각·구조조정 계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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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제부터는 저희가 무언갈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이후에도 몇 번의 비슷한 질의가 이어졌지만, 법원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반복된 답변만 늘어놨다.
홈플러스는 14일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업회생절차 진행과 관련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회사는 지난달 28일 단기 사채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하락한 뒤, 4일 자정 무렵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바 있다.
10시가 되자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그리고 홈플러스 주요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인사와 함께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홈플러스 측은 소상공인들에게 상거래채권을 우선 변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는 1시간을 꽉채워 진행됐다. 20여분간 조주연 홈플러스 공통대표와 정원희 법무팀의 발언이 이어졌고, 이후 40여분간 질의가 이어졌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모두 발언에서 "이번 회생절차(법정관리)로 인해 불편을 겪고 계신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조 사장은 "전날까지 상거래채권 3400억원 상환을 마쳤다"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 회생절차 개시 후 홈플러스 영업 실적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시장에서 우려하는 기업회생 신청 배경, MBK파트너스의 책임 문제, 점포 매각 계획 등에 대한 구체적 질문이 이어졌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는 관련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김 공동대표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신용등급이 떨어진 게 확정된 뒤 긴급 검토를 진행했다”며 “연휴 기간 중 의사결정해서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홈플러스의 부도를 막고 회사를 정상영업하는 길은 회생밖에 없어 (회생신청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주주로서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매각의 최대 수혜자는 MBK가 아니냐는 지적에 “회생절차는 주주가 가장 큰 희생을 당하는 절차”라며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3조1000억가량 투자했고 대부분 보통주”라고 말했다.
MBK측이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임원들이 함께 일하고 결정한 문제이고, MBK가 지시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경영진의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공동대표는 “모두 전문적인 경영진”이라며 “경쟁사 2곳(이마트·롯데마트)보다 저희의 성장세가 훨씬 가파르다. 경영 의지와 전략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라고 두둔했다.
점포 추가 매각 및 구조조정 계획과 관련해 “계획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회생신청 절차 개시 이후부터는 홈플러스가 주도적으로 구조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회생절차는 채권자와 채무자, 법원이 함께 협력해 미래를 그리는 것이고 모든 채권자가 변제받을 수 있게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이 경영악화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세일즈앤드리스백은 다른 기업에서 많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점포 매각 자금을 홈플러스 운용자금으로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조주연·김광일 공동대표는 오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리는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