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 반등·고환율 등 대외 환경 우호적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 확정 확률 높아"
'FI 엑시트용' IPO, 상장 이후 주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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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DN솔루션즈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전체 공모 물량의 57%가 구주매출로,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구조라는 점이 흥행의 변수로 꼽힌다.
앞서 구주 매출 비중이 50%였던 LG CNS가 공모가를 밑도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상장 후 주가 추이를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환율이 우호적이라는 점과, 공정가치 대비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몸값을 낮춘 점은 우호적인 요건이란 평가다.
DN솔루션즈는 지난 14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6만5000원~8만9700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4조1039억~5조6635억원 수준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6313만7073주로,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7.8%에 해당한다.
DN솔루션즈는 공모가 산정을 위해 주가수익비율(PER) 방식의 상대가치법을 적용했다. 비교 기업(피어그룹)으로는 DMG MORI Aktiengesellschaft, Okuma Corporation, Fanuc Corporation, 엘에스일렉트릭㈜을 선정했다. 2024년 예상 순이익(지배주주 기준) 2991억2200만원을 바탕으로 PER 25.18배를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 12만6566원으로 산출하고 여기에 할인율 48.6%~29.1%를 적용했다.
예상보다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대 할인율이 48.6%에 달하는데, 이는 최근 5년간 상장 기업 중 카카오페이(54.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DN솔루션즈 관계자는 높은 할인율에 대해 "아직 공모주 시장이 완전한 호황기라고 보기 어렵고, 공모 규모도 크다 보니 평균보다는 더 할인해서 투심을 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할인율에 더해 최근 공모주 시장이 반등하면서 DN솔루션즈의 상장이 무리 없이 흥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일단 2월 이후 상장한 대부분의 기업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는 점은 우호적이다. 상장 '재수생'이었던 서울보증보험도 첫번째 공모에 비해 대폭 높은 할인을 적용, 상장일(14일) 공모가(2만6000원) 대비 23% 상승한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450원 선에서 형성된 고환율과 전방 산업의 호조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단 전망이다. DN솔루션즈는 매출의 약 80%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수출 기업으로, 원화 약세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DN솔루션즈는 글로벌 3위 공작기계 제조사로, 자동차, IT/반도체, 우주항공, 에너지, 의료, 방산 등 다양한 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어 초정밀 가공 수요 증가의 수혜를 볼 수 있단 설명이다.
결국 DN솔루션즈의 상장 성패는 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높은 구주 매출 비중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올해 '최대어'로 꼽혔던 LG CNS가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다. LG CNS는 구주매출 50% 구조로, 재무적투자자(FI)들의 구주매출이 상장의 주요 목적이었다.
DN솔루션즈의 구주 매출에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KB인베스트먼트, SK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참여할 전망이다.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는 2022년 MBK파트너스로부터 DN솔루션즈 지분 100%를 인수했으며,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FI 세 곳(1700억 원)과 계열사인 동아타이어공업(500억 원)을 대상으로 총 22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공모희망가 밴드를 확인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일단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최근 추세로 볼 때 수요예측이 흥행하더라도 공모가는 밴드 안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LG CNS처럼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가 확정됐을경우, 상장 후 주가 추이에 변동서잉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공모주 펀드 운용역은 "DN솔루션즈의 밸류에이션이 저렴하다고 단정짓긴 어렵지만, 최근 공모주 시장 분위기와 전방 산업 상황이 양호한 만큼 공모가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최근 방산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상승했지만, 대외 환경 요인이 영향을 미친 점을 고려하면 DN솔루션즈의 상장도 무난히 흥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