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올이 온다'던 모건스탠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목표주가 나란히 상향
입력 2025.03.19 11:11
    '겨울 시리즈'로 유명한 모건스탠리, 메모리에 긍정적 전망
    낸드 감산효과에 D램 현물가 상승…中 덕에 바닥 당겨지나
    외인·기관 복귀에도 V자 회복은 경계…아직은 지켜볼 단계
    삼성전자 HBM 성과는 아직…주총서 M&A 의지 재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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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겨울이 온다(Winter is coming)'며 메모리 반도체 부진을 경고하던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완연한 봄을 기대하긴 이르지만 드디어 감산 효과가 시장 가격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양사 주가도 오름세를 보인다. 

      19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계곡 너머를 바라보며(Looking beyond the valley)'라는 제목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 분석 리포트를 내놨다. 앞으로도 변동성이 있겠지만 낸드 감산 효과와 함께 D램 현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삼성전자에 대해선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가를 종전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상향했다. SK하이닉스 목표가도 15만원에서 23만원으로 올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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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수년 '겨울이 온다', '겨울이 올 것 같다' 는 보고서를 써낸 모건스탠리가 모처럼 긍정적 의견을 내놓으며 양사 주가에도 볕이 들고 있다. 19일 삼성전자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일보다 2.4% 이상 오른 5만9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7일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던 때와 마찬가지로 외인과 기관투자자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전일보다 1.7% 이상 오른 20만600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긍정적 전망의 배경은 작년부터 본격화한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가치 D램의 적기 공급에 집중하면서 수요가 부진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낸드에 대한 투자를 최소화해왔다. 아직 바닥에 닿았다고 보긴 어렵지만 낸드 수급이 업황 회복 시점에 가까워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범용 D램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와 이구환신 정책이 수급을 개선하고 있다. 이구환신은 '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을 뜻하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의 하나다. 중국이 미국의 통상 규제를 앞두고 AI 투자를 늘리고 신제품 교체 수요를 자극하며 범용 D램 업황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증권가에서도 메모리 업황의 완연한 회복세를 점치긴 이른 시점이라 입을 모은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현물 가격이 긍정적이지만 과거 사이클에서 보였던 V자형 회복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서버 외에 범용 서버 투자나 AI 스마트폰 등 기기 시장에서의 반등 없이는 호황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른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2분기까지는 감산 효과를 비롯한 수급 개선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여전하다"라며 "딥시크와 같은 변수가 추가로 등장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전방 테크 업계의 상황에 큰 변화가 보이진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D램 재설계나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 역시 아직까진 유의미한 진전이 공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성 역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진다. 

      이날 삼성전자는 주총을 열고 다방면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아직 대형 M&A 성과를 못 냈지만 올해 중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각국 기업결합 장벽 문제로 넘기기 힘들어진 반도체 M&A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