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 PEF 출자 안할 듯
사학연금, 행정공제회도 블라인드펀드 출자계획 없어
기관들 바이아웃 출자 대신 크레딧 확대 기조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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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자 국내 기관투자가(LP)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사모펀드(PEF) 출자에 대한 LP들의 기조가 기존보다 더 보수적으로 변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주요 기관투자자인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행정공제회 등은 올해 경영권을 수반한 거래(바이아웃)에 주력하는 PEF에 대한 출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공단은 올해 국내 PEF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 없는 상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 출자사업을 진행하지 않았고, 지난해 약 4년 만에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을 재개했으나 올해 들어 해외투자에 더 집중하겠다는 기조로 선회한 것이다. 지난해 공무원연금은 대형리그에서 MBK파트너스를 포함한 2곳, 중형리그 2곳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14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역시 올해 PEF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 방폐기금은 지난해 위탁운용사로 MBK파트너스를 선정하며 눈길을 끌었는데 최근 MBK파트너스 6호 블라인드 출자계약을 맺으면서 '적대적 M&A(기업 인수·합병) 금지'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국민연금도 MBK파트너스 투자와 관련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사학연금과 행정공제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PEF 출자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외국계 운용사를 선정해 자금을 위탁했고, 행정공제회 역시 PEF 운용사가 아닌 국내 벤처캐피탈(VC) 블라인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행정공제회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뚜렷한 국내 PEF 출자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펀드 규모를 막론하고 국내 운용사들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 소진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그 배경으로 꼽힌다. 오롯이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국내 LP들의 PEF 출자가 전반적으로 위축하고 있는 상황에선 앵커투자자(주요 투자자)가 아닌 펀드 매칭용 자금을 출자하는 기관들의 출자 사업 역시 속도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