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행정공제회 CIO 선임, 4월 중 결론 전망
입력 2025.03.27 07:00
    1월 숏리스트 선정…아직 결론 못 내
    허장 현 CIO vs 이도윤·박천석 '3파전'
    이달 31일 대의원회…감사 선출 등 논의
    내달 대의원회서 CIO 선임 투표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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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27조원의 공제자금을 운용하는 행정공제회의 신임 사업이사(CIO)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일찌감치 선임 절차에 돌입했지만, 1월 숏리스트 3인을 추린 후 2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내부 일정상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내달 대의원회에서 결론이 날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오는 31일 대의원회를 가질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안건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대의원회에서는 CIO 선임 안건이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선출과 작년 결산 실적에 대한 승인의 건, 퇴직급여 이자율 확정 건 등 다뤄야 할 안건이 많아 CIO 선임 건은 다음달 대의원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허장 현 CIO의 임기는 지난 2월 공식 종료됐다. 임기 종료를 앞두고 행정공제회는 일찌감치 신임 CIO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지원자를 공모했고, 10명이 넘는 지원자들 가운데 지난 1월 3명의 숏리스트를 추렸다. 허장 현 CIO를 비롯해 이도윤 전 노란우산공제 자산운용본부장과 박천석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운용부문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 CIO 체제 아래 안정적인 성과를 냈기에 업계에서는 허 CIO의 연임을 높게 점친 바 있다. 이에 빠르게 선임 절차가 마무리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숏리스트 선정 이후 절차가 지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이는 타 공제회 대비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선출 기준에 있다는 설명이다.

      CIO 선임은 이사장 포함 55인으로 구성된 대의원회에서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재적 의원 수의 3분의 2 이상인 37표를 받아야 당선되는데, 기준이 재적에 맞춰져 있기에 일부 인원만 참석하지 않아도 당선 득표수를 채우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1차 투표에서 37표 이상을 득표한 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을 대상으로 또 다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결선 투표에서도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사람이 없다면, 다득표자 한 명을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찬반 투표에서도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자가 없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CIO 선임 공모부터 절차를 다시 시작한다.

      이러한 까다로운 기준으로 인해 부결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관리이사 선임의 경우에는 6차례 부결됐으며, 김장회 현 이사장의 경우에도 두 차례 선임 작업이 불발된 끝에 선출됐다. 대의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한 자리에 모여야 하는 탓에, 한 달에 한 번 이상 대의원회를 열기에도 제약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다음달 중에는 대의원회를 열고 CIO 선임 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의원회에서 1명의 최종 CIO가 낙점되면, 행정안전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최종 선출이 확정된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행정공제회 CIO 선임은 정국 혼란과는 무관하게 내부 일정상 다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4월 중에는 대의원회에서 결론을 내고 마무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