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증자에 이례적으로 금감원 ‘긍정적’ 평가
주주들은 승계 위한 증자에 격앙
한화금융사 감독해야 하는 감독당국이
유독 한화그룹에는 관대하다는 평가도 나와
금감원장 퇴임 앞두고 네트워크 관리 아니냐는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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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증자가 ‘오너’ 승계 거래란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행보가 도마위에 올랐다. 증자 발표 직후 이례적으로 ‘긍정적’이란 평가를 낸 것 부터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카카오, 두산 등 다른 그룹사들은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엄정한 잣대’를 들이민 전례와도 온도차가 느껴진다. 한화금융사를 감독하는 금감원이 유독 한화그룹에 ‘친화적’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시가 나오자마자 금감원이 보도자료를 내고 “K-방산의 선도적 지위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금번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장사 증자 발표 이후 금감원이 ‘긍정적’이란 입장을 표명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건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증권신고서 관련 심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살펴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통상 증권신고서가 들어간 이후 10 영업일 동안 문제가 되지 않으면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한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쪽에서 금감원과 사전에 교감을 한 만큼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남은 건 주주들의 격앙된 분위기가 얼마나 변수로 작용할지다. 이번 증자가 단순하게 방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조달로만 비치진 않는 까닭이다. 이달 초 한화오션 지분 거래 등과 엮어 승계의 일환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증권사들도 이번 증자가 단순하게 사업적인 목적만으로 보고 있지 않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자와 관련해 “회사의 이익 체력만으로 (조달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주들도 대주주 경영권 강화를 위해 주주들의 자금이 동원됐다며 해당 거래를 문제삼고 있다. 이는 금감원과는 긍정적과는 상반된 반응이다.
일각에선 이번 증자에 대한 금감원의 태도가 다른 기업들에 들이 댄 잣대와는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감원은 과거 카카오에 대해서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선 바 있다. 카카오 ‘SM 시세조종‘과 관련해서 김범수 의장을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서 회계감리에 나서면서 카카오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선봉에 섰다.
두산그룹도 마찬가지다.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의 주식 포괄적 교환, 이전 관련 증권신고서에 대해서 정정요구를 한 바 있다. 금감원의 계속되는 정정요구에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은 무산됐다.
한화그룹에 대해선 금감원이 유독 ‘따뜻?’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나 한화그룹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금감원의 직접적인 관리 아래 있다. 특히나 한화생명이 그룹의 ‘곳간’이란 점에서 금감원 영향력으로 보자면 카카오, 두산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심지어 보험사 자본건전성을 관리하는 금감원이 재벌기업 계열 보험사에 ‘눈치’를 본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오는 판국이다. 삼성,한화,현대 등 재벌이 소유한 보험사들 자본건전성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지만, 문제가 될때마다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건전성 강화를 위해 한화생명 등 금융사 증자를 독려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 판국이다.
이는 같은 금융권 내에서도 주인 없는 회사인 금융지주와도 온도차가 나는 부분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부당대출 관련 이복현 금감원장 주도로 대대적인 검사권이 발동된 바 있다.
이러다 보니 금감원장 거취와 연결짓는 말들이 난무하다. 이 원장의 임기 만료가 올해 6월로 다가온 만큼 네트워크 관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네트워크만 생각하면 월급쟁이 CEO가 주인인 금융지주보다 재벌 기업들이 ‘알짜’란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밸류업을 외쳐온 것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라며 “이러니 임기 만료를 앞두고 관리 모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