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기술'이 필요한 MBK 김병주 회장
입력 2025.04.03 07:49
    Invest Column
    • 배우 김수현의 기자회견이 세간의 화제다.

      고(故) 김새론과의 관계에 대해선 의문점만 남긴채 그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는 없었다. 김수현은 눈물을 보이며 결백을 호소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의 팬들에게 "나는 잘못이 없다. 억울하다"는 메시지만 던졌다.

      대중들은 그의 울음이 계산된 연기 같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상에선 기자회견 영상에 '눈물의 여왕' OST를 덧입힌 콘텐츠가 확산되며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김수현에겐 사과의 기술이 전무했다.

      자본시장에도 사과의 기술이 없는 이가 있다. 나라 경제 전체를 흔들고 있는 홈플러스 사태의 주인공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다.

      김병주 회장은 매년 1분기말 전 세계 기관투자가(LP)들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투자 성과 등을 설명하는 연례 서한을 배포한다. 마침 이번엔 홈플러스 사태 논란이 한창인만큼 그와 관련된 어떤 코멘트가 나올지가 관심이었다.

      그런데 김 회장의 메시지는 남 얘기하듯 하다. 

      "(MBK의) 모든 포트폴리오 기업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은 아니다"라며 "(홈플러스) 회생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유의미한 수준의 지분가치 회수를 위해 홈플러스 운영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여론을 대상으론 "사재 출연을 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뿌리기까지 했으면서 자신들에게 돈을 맡긴 LP들에겐 자금 회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온도 차를 보였다.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두고선 "언론에서 다소 잡음을 일으켰다(generated some noise in the press)"라며 "홈플러스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복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사재 출연 등 '사회적 책임(societal responsibility)'을 다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단기유동화채권을 팔았던 증권사는 홈플러스와 경영진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금융당국은 공개적으로 MBK에 대한 조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도 국정감사에 김병주 회장을 불러내야 한다고 벼르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는 언론에서 조금 잡음을 일으킨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사재 출연과 관련해선 그 규모와 시기, 지원 방안 등에 대해선 아직껏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애초에 홈플러스는 이렇게 될 딜(deal)이었고 그렇게 구조를 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MBK와 김병주 회장은 여전히 남 얘기 하듯 한다.

      자본시장에선 최근에 사과를 한 사람이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지난 1월말 제기된 '빽햄'의 품질 논란, 최근 제기된 농지법 위반 의혹, 된장 등 자사 제품의 원산지 표기 오류, 새마을식당 온라인 카페에서 운영된 '직원 블랙리스트' 게시판, 농약 분무기 사용 등으로 두 달 동안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말 더본코리아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백 대표는 "창립 이래 최고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불거진 원산지 표기 문제 등으로 주주님들께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경영자로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가 주주들에게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과로 모든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는 건 아닐테고, 또 논란은 계속되고는 있지만 일단 전환점은 맞았다. '오너 리스크'를 인정한 백 대표를 향한 대중의 평가 그 자체일지 모른다. 한국에서 장사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탑재해야 할 사과의 기술이다. 그러고보면 돈 버는 기술은 있지만 사과의 기술은 갖지 못한 김병주 회장, 나아가 MBK는 앞으로 한국에서 장사할 생각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