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 기대감ㆍ국채 강세 흐름 등 국내 자산시장에 '긍정 신호'
美 관세정책ㆍ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 변수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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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번 주 국내 금융시장은 불과 이틀 새 관세와 탄핵이라는 정치·대외 변수라는 두 개의 큰 충격파를 통과했다. 큰 변동성을 일으킨 이벤트가 지나간 만큼, 국내 자산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당장 초(超)강세를 보이는 건 채권 시장이다. 4월 기준금리 전격 인하 가능성이 대두했고, 관세 부과에 따른 충격 완화를 위해 추가 인하 및 경기 부양 가능성이 열려있어서다. 증시의 경우 조심스레 반등이 점쳐지나, 관세로 인한 무역 갈등이 상장사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4일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인용 결정을 내렸다. 정치 리스크 해소 기대감에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30원까지 하락했고, 국고채 3년물 금리도 2.5%대까지 하락했다.
외환·채권 시장은 즉각 반응했지만, 증시는 트럼프 관세 충격에 발목이 잡혔다. 코스피는 장중 일시 반등했지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1조7460억 원에 달하며 낙폭을 키웠고, 4일 종가는 2465.42pt를 기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탄핵 인용은 정치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보편적 관세는 구조적 악재"라며 "지수 반등 국면에서도 외국인 매물이 출회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윤 대통령 파면 발표 직후 국채 강세 흐름이 강화됐다.
3년 국채선물은 28틱 오른 107.31, 10년물은 50틱 급등하며 12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각각 2만 계약, 1만1000계약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 같은 매수세는 사상 최대 수준에 가까운 수치로 파악된다. 매수세에 힘입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 초반 2.40%대에 진입했고, 10년물도 장중 2.70%대를 하향 돌파(가격 상승)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물가와 관련해 환율 부담이 굉장히 컸는데, 원달러환율이 1430원대로 내려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해당 기대감이 채권 금리에 반영된 가운데, 향후 추경 규모와 시기가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30원 이상 하락하며, 4일 종가 기준 1435.7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1430~1480원 수준의 박스권 내 등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정치 이슈는 소화됐지만, 무역분쟁과 글로벌 금리 변수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원화의 완전한 안정세는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산별 전략에서는 낙폭과대 업종에 대한 선별적 대응과, 내수·정책 수혜 업종으로의 분산이 주요 전략으로 제시된다.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줄어든 반도체, 조선 등 대형 수출주가 관심 대상이며, 바이오, 방산, 2차전지 업종 등은 글로벌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종목군으로 분류된다.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가격 매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8.6배, PBR은 0.85배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권이다. 하나증권은 '탄핵 인용 이후 금융시장의 방향성' 리포트에서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PBR 0.8배는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이론상 최대 저점은 2400pt 수준으로 판단했다.
외국인의 극단적인 매도세 자체가 지수 반등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코스피 외국인 보유 비중은 역사적 바닥권에 가까워졌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7월 19.7%에서 현재 18.6%까지 감소했으며, 특히 반도체(-3.4%p), 조선(-2.5%p)은 가장 크게 줄어든 업종이다.
서상영 연구원은 "정치 불안 해소도 중요하지만, 국내 자산시장에는 결국 글로벌 경기 흐름이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과 미국 고용지표 등 대외 변수로 인한 변동성 확대는 여전히 유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