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효율화 위해 비핵심 자산 정리
중요성 커진 전장사업엔 힘 실을 듯
최근 유럽 전장 기업 인수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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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Harman)이 인도의 사업 일부를 매각한다.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전장사업은 M&A를 통해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4일 M&A 업계에 따르면 하만은 인도의 사업부 일부를 분리 매각하기 위해 현지에서 잠재 투자자들을 물색하고 있다. 최근 인도 도이치증권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만 인도법인은 2009년 설립됐고 자동차 솔루션(디지털 콕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오디오(소비자용, 공연용) 등 주력 사업을 한다. 2023년 오토모티브 엔지니어링 센터, 작년 자동차 음향 경험 연구소를 여는 등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디지털 전환 솔루션(Harman Digital Transformation Solutions, DTS) 사업도 한다. DTS는 기업간거래(B2B) 전용 사업부문으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풍부한 IT 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소프트웨어 개발과 디지털 서비스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하만 인도법인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일부 사업을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을 인수하며 해외 각지의 종속회사들을 대거 줄였고, 지난 수년간도 이런 행보를 이어갔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하만이 인도의 일부 사업을 내놓고 현지에서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하만의 인도 사업 매각 추진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하만은 전장사업에는 더 힘을 실을 전망이다. 회사는 삼성그룹 편입 후 지지부진하다 전장사업이 살아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2021년과 2023년에 각각 영업이익 5000억원과 1조원 벽을 넘어섰고, 작년엔 사상 최대치인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크리스티안 소보트카(Christian Sobottka) 하만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했다. 신임 CEO는 독일의 자동차 부품사 로버트 보쉬 출신으로 하만 자동차 부문 부사장·사장을 거친 전장사업 전문가다. 전장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만은 최근 유럽의 전장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과거 오디오, 전장 기업 등을 인수했지만 대형 거래는 없었다. 독일 전장 기업 헬라(HELLA)를 인수 대상에 올리기도 했는데 조단위 M&A에 부담을 느낀 삼성전자 재무 라인의 반대로 중단된 바 있다.
이제는 삼성전자 전체적으로 M&A를 중시하고 있어 전장 부문에서 대형 거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산하 전장사업팀의 이름을 하만협력팀으로 바꾸며 전장 사업의 중심에 하만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장사업은 하만이 이끄는 것으로 정리가 됐기 때문에 앞으로 전장 기업 M&A도 하만이 직접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