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손실로 상각전 이익 떨어져
대주단 후속 조치 논의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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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MBK파트너스가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 인수금융을 일으킬 당시 체결한 재무약정(covenant)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실적 개선세가 더뎠기 때문인데 앞으로 위반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2023년 중 UCK파트너스와 창업주들로부터 메디트를 2조425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5호 블라인드펀드 자금 1조원가량을 활용했고, 매도자들도 매각 대금 일부를 재투자했다.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9000억원(한도대출 1000억원 포함) 규모 인수금융도 일으켰다. 인수금융에는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net debt/ebitda)을 6.5배 이하로 유지하기로 하는 재무약정이 달렸다.
메디트는 MBK파트너스 인수 첫해인 2023년, 매출 1263억원과 영업손실 36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매출 2714억원, 영업이익 1426억원)보다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인수 후 처음으로 온전한 1년을 보내는 2024년에는 재무약정 위반 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지난달 28일 메디트가 제출한 2024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매출 1422억원,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매출은 늘고 손실 규모는 줄였지만 괄목할 개선세라고 보긴 어렵다.
작년 MBK파트너스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점을 인수금융 대주단에 알렸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 내 경쟁이 심화한 데다 해외 딜러망 개편 작업의 효과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주단들은 아직 인수금융 업무 대리은행으로부터 위반 여부를 공식 통지받진 않았지만 재무약정이 깨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정 작업을 거쳐 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 규모가 달라질 수 있지만 위반을 치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재무약정 위반 상황을 치유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위반이 일시적 요인 혹은 항구적 요인에 따른 것인지 살피고, 검토 결과에 따라 조기 상환 등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MBK파트너스 측에서 인수 초기인 점을 들어 재무약정 테스트를 면제해달라 요청할 수도 있다.
한 대주단 관계자는 "아직 대리은행의 공식 의견을 받지 못했지만 메디트 인수금융 재무약정은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주단 협의를 거쳐 후속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