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파 부진한 실적에 투자금 회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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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MBK파트너스가 네파의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파는 K2로부터 빌린 1800억원 규모 대출 만기를 연장했다. 이 대출 만기는 지난 6일이었다.
지난 2013년 MBK파트너스는 네파 지분 94.2%를 997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매출 43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넘었던 네파는 아웃도어 열풍이 주춤해지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작년 매출액 2973억원, 영업손실 8억원을 기록했다.
MBK파트너스는 인수 당시 4800억원 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기업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리파이낸싱(차환) 난이도가 높아졌고, 이후 차입금을 줄여나가는 전략을 폈다. 인수금융 규모는 2021년 2100억원까지 줄었다.
본격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2023년이다. 당시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금융권은 네파에 높은 차환 금리를 요구했다. 금융사의 요구에 고민하던 MBK파트너스는 결국 네파의 경쟁사인 K2로부터 연 9.5%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올해 K2로부터 받은 대출 만기가 다가왔지만 여전히 네파는 금융사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고려아연, 홈플러스 등으로 MBK파트너스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았다. 결국 K2와의 대출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론을 냈다.
MBK파트너스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투자금 회수 고민은 남아 있다. 2013년 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에서 홈플러스와 네파 등 회수가 지연되며 청산 시점도 늦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K2의 고금리 대출이 경영권 인수의 포석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이번 대출의 담보는 네파 자사주 18%, 장부가는 630억원으로 담보 가치는 충분치 않다. K2가 네파를 인수한다면 1위 노스페이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매출 규모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K2가 실제로 경영권 인수 의사가 있는 경우에도 MBK는 당초 투자 금액보다 상당히 낮은 기업가치로 매각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