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IPO 속도 내고픈 야놀자…소뱅 8兆 눈높이 낮추는 게 '관건'
입력 2025.04.18 07:00
    최대투자자 소프트뱅크와 기업가치 협의중
    8조 요구 소뱅 눈높이 맞추다 IPO 무기한 지연 가능성도
    제반 준비는 완료, 합의시 곧바로 IPO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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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여행·숙박 플랫폼 기업 야놀자의 미국 나스닥 기업공개(IPO)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최근 최대 투자자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IPO를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중이다. 현재로선 양측이 상장 후 기업가치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게 관건이란 평가다. 양측이 협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다면 이르면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상장 작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 II CRYSTAL SUBCO (SINGAPORE) PTE. LTD.)는 야놀자의 지분 약 2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지난 2021년 야놀자에 약 2조원을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약 8조원으로 책정했다. 야놀자는 직전 펀딩 단계였던 시리즈D 투자에서 1조1000억원 가치로 책정됐는데 약 2년이 지나지 않아 기업가치 2배 이상을 인정 받았다.

      이같은 소프트뱅크의 과감한 투자는 야놀자의 IPO가 전제였다. 다만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8조원 규모로 산정한 탓에 상장 후 기업가치 약 10조~13조원(70억~90억달러) 수준을 요구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현실적으론 최소 8조원 규모는 넘어야 하고, 약 10조원 수준을 달성해야 유의미한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야놀자 역시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듯 했으나 현재까지도 완료하진 못한 상태다.

      야놀자 측은 소프트뱅크와 협의를 진행하며 지체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증시에 입성하자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9245억원과 4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최소 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상당히 높은  주가매출비율(PSR) 또는 주가수익배율(PER)이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부담이 크단 평가가 나온다.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과거와 비교해 다소 주춤한 상황인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 때 장외시장에서 7조원 이상에 형성돼 있던 야놀자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3조5000억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야놀자 측의 입장은 상장 후 기업가치를 고려해 시일을 늦추지 말고, 일단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점인만큼 증시에 입성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자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는 상장에 대한 제반 작업은 모두 마친 상태다. 2023년말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근무한 국제 자본시장 전문가 알렉산더 이브라힘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고, 지난해엔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미국에 신설 법인도 설립했다. 

      소프트뱅크 측과 기업가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곧바로 신고서 제출과 함께 본격적인 IPO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