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1배→2배까지 차환 영업 가능
몇 년간 지지부진…시행 시점 최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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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기업금융과 모험자본을 적극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종투사 운용규제를 개편할 계획이다.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에 참여할 때도 추가 신용공여 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돼 종투사의 인수금융 경쟁력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의 관심은 높지만 시행 여부는 미정이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종투사의 기업신용공여를 조정·확대하기로 했다.
종투사는 투자은행(IB)의 핵심 업무로 꼽히는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중개·주선·자문 수행 후 리파이낸싱과 M&A 대주단에 참여할 때도 추가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기존 자기자본의 100% 신용공여에서 100%를 추가해 총 200% 신용공여가 가능하다.
종투사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이번 기업금융 관련 규제 완화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내 종투사는 총 10개사로 ▲자기자본 규모 4조원 종투사 5개사(미래·한투·NH·KB·삼성) ▲자기자본 규모 3조원 종투사 5개사(신한·메리츠·하나·키움·대신)가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금은 신규 인수금융 거래만 종투사 특례(자기자본의 최대 200% 신용공여)를 받을 수 있어서 리파이낸싱의 경우 순자본비율(NCR) 관리 부담이 컸다"며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이 신용공여 추가한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 영업기반을 두 배로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종투사들은 NCR 관리 부담이 줄어들면 리파이낸싱 주관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관세 여파 등 국내외 변수로 신규 M&A 결정이 다수 미뤄지고 있어, 리파이낸싱 거래의 비중이 커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작년부터 금리가 점차 떨어지며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인베스트조선 리그테이블 집계 결과에 따르면 27건의 인수금융 거래 중 13건이 리파이낸싱이다. 주선금액 기준으로는 56%에 달한다. 작년 수요는 전년 대비 70% 이상 늘었다.
금리가 높았던 2023년 전후 거래를 중심으로 리파이낸싱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금융 대출 금리는 2023년 7%대에서 작년 5~7%로 내려왔고, 올해는 5%대에 안착했다.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를 위한 인수금융에서 4%대 금리도 나왔다.
금융위는 기업신용공여 범위와 관련한 일부 법률 개정사항은 하반기 중 법안 발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종투사 운용규제가 언제부터 완화될지가 변수다.
몇 년간 해당 제도 개편 논의는 꾸준히 있었지만, 자본시장법 및 시행령 개정 등의 이유로 기존 제도가 이어졌다. 지난 11월에도 금융위는 10년 된 종투사 제도를 개편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작년 말에 개선 방안이 나올 예정이었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관련 작업이 멈췄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리파이낸싱 제도 시행이 언제부터 될지가 증권업계 최대의 관심사"라며 "개편되더라도 기존 리파이낸싱 건도 소급 적용될지, 신규 취급하는 건부터 적용될지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