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쏠릴까'…한화에어로·삼성SDI 유증에 긴장하는 상장 예정 기업들
입력 2025.04.22 07:00
    삼성SDI 1.7조, 한화에어로 2.3조 대형 유증 예고
    IPO보다 리스크 낮은 유증에 자금 쏠릴까
    DN솔루션즈 등 2분기 상장 예정 기업들 긴장
    "수급보다는 주목도가 중요한 요소"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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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예고한 가운데, 비슷한 시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발행사들이 수급 분산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우량 대형주'로 분류되는 두 기업에 투자자 관심이 쏠릴 경우, IPO 수요예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흥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권신고서 정정에 따른 일정 변수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SDI는 오는 5월 21일부터 구주주 및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하고, 6월 13일 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총 모집금액은 1조7282억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월 4일부터 일반공모 청약을 시작해 25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집총액은 2조3000억원이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을 재차 요구받으면서 청약 일정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에 유상증자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2분기 자본발행시장(ECM)에 대형 자금조달 이벤트가 집중되면서, 수급 분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유상증자의 경우 할인율이 명확하고 기존 주주 입장에선 일정 부분 확정 수익이 가능한 구조인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IPO보다 선호될 수 있다는 것이다.

      2분기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 DN솔루션즈 등 굵직한 코스피 IPO가 예고돼 있다. DN솔루션즈는 오는 28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30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상장 예정일은 각각 5월 16일과 21일이다. 이 외에도 5월에만 달바글로벌을 포함해 코스닥 시장에서 5개 기업(스팩 제외)이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DN솔루션즈는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약 1조5731억원을 조달할 예정으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 IPO가 될 전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예정 공모규모는 공모가 상단 기준 2017억원 규모다. 대규모 공모를 앞둔 발행사 입장에서는 시중 자금의 유증 쏠림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급 집중 우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신주 발행가를 53만9000원으로 정하며 약 15%의 할인율을 적용했는데, 이후 주가가 80만원대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유상증자 청약만으로도 수십 퍼센트 수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기관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내 상장을 준비 중인 발행사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수급이 몰릴까봐 걱정된다"며 "한화에어로의 최종 청약 일정이 당사 IPO와 겹치지 않기를 바라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도 “시중 자금은 결국 순환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한화에어로 유상증자가 마무리되기 전까진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단순 수급보다는 투자자 주목도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상증자 청약일과 IPO 청약일, 환불일까지 실질적인 간격이 이틀 내외인 만큼, 실제 자금 충돌보다는 '어디에 더 관심이 집중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IPO가 정확히 같은 일정에 맞물리지 않는 이상 자금이 한쪽으로 급격히 쏠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두 이벤트가 시기상 근접하면, 더 주목받는 기업에 투자심리가 집중되는 흐름은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