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제재 완화에도 '중국 리스크' 부각…국내 조선소 반사이익 기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로 수익성 더욱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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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6조7717억원, 영업이익 8592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436.3% 증가했다. 건조 물량 증가, 고선가 선박의 매출 확대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매출 3조8225억원, 영업이익 4337억원을 기록했다. 생산 효율성 개선이 유의미한 상승세를 이끌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생산성이 크게 개선됐고, 특정 선사 기준으로는 선박 인도일이 석 달 정도 당겨졌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2월 전까지만 해도 생산 공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오히려 선박 발주를 미뤘던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HD현대삼호는 매출 1조9664억원과 영업익 3659억원, HD현대미포는 매출 1조1838억원과 영업이익 685억원을 기록했다.
선박 엔진 부문 계열사인 HD현대마린엔진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한 830억원, 영업이익은 64.4% 증가한 103억원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그룹 내 조선 3사의 수주 목표로 HD현대중공업 63억달러, HD현대삼호 45억달러, HD현대미포 35억달러로 설정했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이하 컨콜)에서는 선표 조정에 따른 이익 개선, USTR 선박 제재안의 영향, 특수선 사업부의 계획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선표(선박 인도 일정) 조정이 몇 년 뒤 물량을 당겨오는 수준이 아님에도 이익이 잘 나오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회사는 "1~2주만 일해도 매출이 몇 천억원씩 올라간다. 고정비는 똑같으니 재료비만 빼면 나머지는 다 마진인 셈"이라며 "공사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향후 물량들이 앞당겨지고, 이에 따라 성과도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수선 사업 플랜에 대한 질문에는 "폴란드,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계속 추진 중에 있지만 대상 국가의 사정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캐나다 사업은 지난 2월 원팀 MOU 체결 이후 함께 수주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필리핀과 페루 해군 현대화 사업을 진행중에 있는데 필리핀 초기화 2차 사업이 올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보고 수주를 준비중이라 밝혔다. 페루와는 잠수함 개발 사업을 진행중인데 작년에 MOU(업무협약)를 체결, 곧 MOA(기술개발협약)를 체결할 예정이라 올해 연말 정도에는 페루와의 잠수함 사업도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사우디 호위함 사업에도 수주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STR 제재안 완화에 따른 선주들의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는 "선사 입장에선 영향이 제한적이라도 중국 선박을 기피하는 경향은 나올 수밖에 없고 국내 조선소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밝혔다. 이어 "제재가 많이 약화해서 유감이지만, 핵심은 제재 조치가 중국 조선 해운 산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견제한다는 정책 방향이 확실히 마련됐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제재 영향이 많은 선종이 컨테이너선인데,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1분기 대비 6배 많은 문의를 받았다"며 "신조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괜찮은 수주 소식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후판 가격과 관련해서는 최근 합의된 후판 가격은 2024년 하반기 가격이 합의된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기준의 후판 가격은 6~7월쯤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후판가격이 계속 내려가긴 어렵다고 전망하면서도 "철강업계가 원하는 가격으로 후판가를 인상해 줄 만큼 업황이 회복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디지털·친환경 기술 고도화,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을 통해 미래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 강화해 힘쓰겠단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