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각에 자산 동결 등 RWA 관리 힘쓰지만
상반기 CET1비율 13% 미달할 가능성도 거론
스트레스완충자본 등 규제와 달리 창구지도 성격
이복현 원장 임기 만료 시 12%대 완화 기대감도
-
금융지주들이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에선 하반기에는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목표치인 13%가 다소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당국이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한 은행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13%는 앞서 이복현 원장이 '가이드'로 제시한 수치인 만큼 임기 만료 이후에는 상황에 맞게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금융사들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위한 '자본비율 규제 완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은행들은 기업대출 RWA 산정방식 변경 및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연기 등의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도로 은행권 일각에서는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관리목표 자본비율 또한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에 자본보전완충자본, 경기대응완충자본 등에 손실흡수 버퍼를 적용해 CET1비율을 12%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금감원의 CET1비율 가이드는 13%다. 앞서 금감원이 배당 확대에 따른 건전성 우려 등에 대응하기 위해 주주환원 확대 조건으로 CET1비율 13% 이상을 유지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지주들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에서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조건으로 CET1비율 13%~13.5%를 내걸었다. 다만 최근들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진 데다가, 관세 피해를 입은 지원들에 대한 은행권의 금융지원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CET1비율이 13%를 밑돌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6월 말에 지주 CET1비율이 13%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라며 "상장 기업으로 선언한 게 있기 때문에 목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산 매각 등 조치를 취하긴 하겠지만, CET1비율 13% 가이드가 유지된다면 배당을 못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자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CET1비율 관리목표 13%를 한시적으로 12%~12.5%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은행권에서도 중기대출 지원 등의 '상생금융'을 위해선 CET1비율 관리목표 변경이 불가피할 걸로 보고 있다.
이같은 방안이 거론되는 또다른 이유는 금융지주사들이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선 CET1비율 13%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강조했던 '가이드'이기 때문이다.
앞서 은행권이 건의한 스트레스완충자본 연기 및 정책펀드 RWA 등의 규제 완화 및 적용 등은 금융위에서 주관한다. 반면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CET1비율을 13% 이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은 금감원 행정지도 성격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의 임기 만료 및 대통령 선거가 이뤄지는 오는 6월 이후엔 관련 가이드라인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거 이후에는 한시적으로 관리 목표가 조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금융위 TF에서 기업대출 RWA 산정 방식 등이 일부 변경되고, 금감원의 CET1비율 가이드까지 변경될 경우 하반기에는 기업대출 취급 여력이 보다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은행권 한 고위 관계자는 "위험가중치 계산법이 바젤Ⅲ 규제 대비 엄격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완화하고 금감원의 CET1비율 가이드도 다소 완화한다고 하면 하반기에는 최소한 10조 이상의 여신 순증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