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성과 발판으로 인도 이어 美 전기로 투자 참전
포스코퓨처엠 흑자에도 소재 전체로는 분기 1000억 적자
"자금지원 필요성 인정"…차입 외 증자까지 열어두고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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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이 철강 시황 회복으로 인도에 이어 현대차그룹과 미국 현지 합작투자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작년부터 꾸준히 구조조정 성과를 쌓은 덕에 철강 산업 내 보호주의 무역 기조 확산에 대처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포스코퓨처엠 흑자 전환에도 전체 에너지소재 부문에서 적자가 늘어나는 이중고는 계속되고 있다. 시장에서 유상증자 필요성이 계속 불거지는 만큼 포스코홀딩스도 차입과 유상증자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상태다.
24일 포스코홀딩스는 실적 발표회를 열고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7조4400억원, 영업이익이 568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직전 분기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철강 부문 수익성을 소폭 개선하고 포스코퓨처엠이 1분기 흑자로 돌아섰다. 1분기 전체 영업이익률은 3.3%를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2.8%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1분기 중에도 6개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해 약 2866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1분기 말까지 전체 126개 구조개편 대상 중 51건을 정리하며 프로젝트 달성률은 40%를 기록, 누적 현금 창출액은 9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선제 구조조정 성과와 함께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AD) 판정으로 국내 철강 일부 제품의 유통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철강 부문은 점점 숨통을 트여가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철강 시장 전반으로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확대하고 있어 향후 시황을 낙관하기 어렵지만 바닥을 지나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철강 부문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발표회에선 현대자동차그룹과의 북미 협력 계획과 함께 인도 현지 일관제철소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공유됐다.
포스코홀딩스는 "현대차그룹과의 합작투자는 2027년 7월 발효될 예정인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대응 및 미국 현지 자동차 시장 확대라는 장기 목표를 기반으로 추진 중"이라며 "USMCA 내 자동차 무관세를 위한 3가지 조항에 따라 현지에서 생산한 냉연강판이 필요한 만큼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주도로 추진 중인 총 58억달러(원화 약 8조5000억원) 규모 미국 현지 전기로 투자에서 포스코는 소수지분 형태로 참여할 계획이다. 회사는 현지 전기로 합작법인이 연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고 철강을 담당하는 포스코에 지분법 평가이익 방식으로 회계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인도 JSW그룹과의 80억달러(원화 약 11조원) 규모 일관제철소 합작법인에 대해선 포스코가 연간 5500억원 수준의 투자를 부담할 전망이다. 포스코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약 4조원 안팎인 만큼 자체 현금흐름으로 감내할 수 있는 규모다.
에너지소재 부문의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1분기 하이니켈 양극재와 음극재 판매 확대로 개별 실적 기준으로는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룹 전체 에너지소재 부문의 분기 적자폭은 약 1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작년 연간 적자가 2800억원이었던 만큼 올해도 유사한 수준의 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소재 부문의 설비투자(CAPEX) 부담이 최근 몇년에 비해 줄어들고 있지만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지원 부담이 계속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회에서도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가 자사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지만 무디스는 기존 등급을 유지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단기 자금 지원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며 "재무구조나 자금 상황을 폭넓게 보면서 추가 차입과 유상증자 중 자금 조달의 시점과 방법을 두고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