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글로벌 확장 내세워 방어…주주환원 강화로 신뢰 제고 시도
업계, "실적 둔화·밸류 평가 괴리 해소 여부가 흥행 성패 가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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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DN솔루션즈가 환율 변동성과 관세 불확실성, 높은 구주매출 비중 등 복합적인 리스크 속에서 상장을 추진한다. 최대 1조5700억원에 달하는 조 단위 공모 규모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공모 구조와 밸류에이션 고평가 부담, 미국발 증시 변동성 등 여러 불확실성이 병존하고 있다.
DN솔루션즈는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배경과 향후 전략을 설명했다. 회사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점유율 확대와 스마트팩토리 전환, 해외 생산기지 확충 등을 주요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미국 내 공작기계 시장 점유율이 4위에서 2위로 상승한 점도 강조했다.
시장 시선이 집중된 대목은 공모 구조와 밸류에이션 산정이다. 전체 공모주식(1753만7000주) 가운데 구주매출 비중이 57%(966만406주)에 달해, 공모 자금 절반 이상이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유입되는 구조다. 통상적으로 구주 매출이 높은 공모는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시각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회사는 이를 의식해 공모가 밴드를 6만5000원~8만9700원으로 조정하고, 최대 48.6%의 할인율을 적용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의 평균 할인율(21.9%~36.1%)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고평가 논란은 여전하다. 비교기업으로 제시된 LS일렉트릭의 주가는 지난 2월 고점(30만3500원) 대비 이달 24일 기준 17만9400원으로 약 40% 하락했다. PER(주가수익비율) 역시 2022년 18.74배에서 2023년 10.66배로 낮아졌다가, 올해는 20.21배 수준으로 반등한 상태다.
DN솔루션즈는 상장사 DN오토모티브의 자회사로, 법적 규제 대상은 아니지만 중복상장 논란도 여전히 흥행 변수로 거론된다. 김원종 DN솔루션즈 대표는 최근 "쪼개기 상장이 아닌, 인수 당시부터 독립 상장을 염두에 둔 구조"라고 설명했으나, 시장에서는 일반주주 가치 희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환율 환경도 양면적인 영향을 준다. 고환율은 수출 비중이 80% 이상인 DN솔루션즈에게 실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차손 리스크로 인식될 수 있다. 실제로 회사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DR) 진행 중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상장 자금은 스마트팩토리 전환과 글로벌 생산기지 확장 등 기술·설비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회사는 공작기계 중심의 제조에서 자동화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CAD·CAM 소프트웨어, AI 플랫폼, 적층제조 등 첨단 제조 솔루션 기업들과의 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적 추이와 가이던스 불확실성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판단을 유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120억 원, 순이익은 29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프리IPO 당시보다 실적은 둔화된 반면, 공모 밸류는 두 배 이상 높아졌다는 점에서 상장 후 주가 부담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회사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배당정책을 공개하며 주주환원 의지를 강조했다. 향후 3년간 평균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평균 배당성향이 약 3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기조로 해석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구주매출 비중과 밸류에이션 구조는 시장에서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실적에 비해 높아진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납득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제시할 성장 전략과 실적 가이던스의 현실성과 구체성이 공모 흥행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